'발사대 250대 전방 배치' 화성-11라…신형 순항미사일·방사포 시험도
김정은 "남부국경 요새화" 전군 회의 직후 시험…정밀타격 능력 확보 의도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북한군이 지난 26일 시험발사를 감행한 전술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240㎜ 방사포는 북한이 휴전선 인근에 증강 배치하겠다고 공언한 화력체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부국경 요새화' 지시에 따라 북한군은 최전방 화력체계 현대화에 집중하고 있다. 노후 장사정포 대신 정밀타격 능력을 갖춘 화력체계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북한은 27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전날 전술탄도미사일과 240㎜ 조종방사포탄, 전술순항미사일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시험발사된 3종의 포·미사일은 최전방 배치 무기체계다.
공개된 사진과 사거리 등을 종합할 때, 북한이 전날 발사한 전술탄도미사일은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화성-11라 또는 개량형으로 분석된다.
화성-11라는 정밀타격 능력 확보를 위해 북한이 개발한 탄도미사일로, 한국군의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와 유사해 '북한판 KTSSM'로도 불린다.
최대 사거리는 140㎞ 수준으로 평가되는데, 합참은 전날 해당 탄도미사일이 평안북도 정주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발사돼 약 80㎞를 비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달 19일에도 화성-11라 수발을 시험발사했다. 당시에는 탄두에 집속탄(확산탄·cluster bomb)을 장착해 발사했는데,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에선 '특수사명 전투부(탄두)'의 위력을 시험했다고만 밝혔다.
수도권을 겨냥한 화성-11은 북한이 휴전선 일대 최전방에 배치한 화력이다.
북한은 2024년 8월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 250대를 국경 제1선 부대들에 인도하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공개했는데, 이것들이 화성-11라 발사대로 파악됐다.
발사관 4연장 형태의 발사대 250대를 총동원하면 이론적으로는 1천발의 화성-11라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에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에서 사거리가 연장된 240㎜ 조종 방사포탄 초정밀자치유도항법체계의 신뢰성도 평가했다고 밝혔다.
240㎜ 방사포는 북한이 이른바 '서울 불바다' 위협을 할 때 들고나오는 대표적인 장사정포로, 러시아에 넘어가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실전 투입된 화력이다.
구형의 경우 사거리가 60여㎞ 수준인데, 북한은 유도 기능을 달아 정밀도를 높이고 사거리도 대폭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 초 열린 제9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강화 5개년계획을 발표하며 연차별로 신형 240㎜ 방사포를 증강 배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에서 신형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전술순항미사일도 공개했다. 기존 사거리 1천㎞ 이상의 전략급 순항미사일과 달리 신형 순항미사일은 100㎞ 사거리에 다연장 박스형 발사 방식이다.
북한은 해당 전술순항미사일이 남부국경(휴전선) 지역 장거리포병여단들에 배치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자율항법체계에 AI 기반 유도기능까지 더해져 "초정밀타격 능력"을 갖췄다고 과시했다.
우리 군 당국은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방사포 발사 사실을 알리면서 '무인기 섞어쏘기' 가능성도 있다고 열어놨는데, 군 당국이 무인기 가능성을 제기한 레이더 궤적은 북한의 신형 전술순항미사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최전방 지역에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를 집중적으로 배치해 수도권 지역에 대한 기습적인 대량 집중 공격 능력을 갖춘 상태다.
북한군은 야포 8천800여문, 방사포(다연장로켓) 5천500여문 등 장사정포를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한국군(야포·다연장 5천900여문)보다 양적으론 우세하다.
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북한 장사정포는 명중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자동 사격통제시스템 등 신속대응 능력을 갖추지 못해 전반적으로는 한국군에 열세라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군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포·미사일 무력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무기시험도 북한군의 약점인 정밀타격 능력과 사격조종계통 자동화 체계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7일 전군의 사단·여단 지휘관을 소집해 "국경선(휴전선)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라며 군사분계선 일대 무장력 강화와 군사장비 현대화를 지시한 바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낙후된 전방 장사정포 화력을 전면적으로 현대화해 나가기 위한 무기시험"이라며 "남부 국경화·요새화의 실행수단으로 신형 화력을 전방에 배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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