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규제 강화에 의사들 반발”… 참여 의사 78% “현장 목소리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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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 규제 강화에 의사들 반발”… 참여 의사 78% “현장 목소리 배제됐다”

스타트업엔 2026-05-27 09:35: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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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 규제 강화에 의사들 반발”… 참여 의사 78% “현장 목소리 배제됐다”
“비대면진료 규제 강화에 의사들 반발”… 참여 의사 78% “현장 목소리 배제됐다”

정부가 추진 중인 비대면진료 하위법령을 둘러싸고 의료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규 환자의 처방일수를 7일 이내로 제한하고,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비율 상한을 두는 방향이 검토되는 가운데 실제 비대면진료에 참여 중인 의사들 사이에서는 “현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27일 비대면진료 플랫폼 참여 의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닥터나우, 나만의닥터, 솔닥, 굿닥 등 플랫폼에서 활동 중인 의사 1,300명이며, 조사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조사에서는 정부가 검토 중인 하위법령 핵심 쟁점인 ▲신규 환자 처방일수 7일 제한 ▲처방 가능 의약품 범위 제한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비율 30% 상한 등에 대한 현장 의견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가장 논란이 큰 항목은 ‘7일 처방 제한’이었다. 응답 의사의 62.1%는 신규 환자 처방일수를 7일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 의견은 33.5%에 머물렀다. 처방 가능한 의약품을 행정적으로 제한하는 방안 역시 반대 응답(52.9%)이 절반을 넘었다.

현장에서는 만성질환자 치료 공백 가능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응답자의 70.6%는 “고혈압·당뇨 등 장기 복용이 필요한 환자의 치료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대면진료가 단순 감기나 경증 치료를 넘어 반복 처방과 지속 관리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률적 규제가 오히려 환자 불편을 키울 수 있다는 시각이다.

플랫폼 이용 특성과의 충돌도 지적됐다. 원산협에 따르면 비대면진료를 3회 이상 이용한 환자의 상당수는 동일 성분 의약품을 반복 처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 관리 목적의 수요 비중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환자라는 이유만으로 단기 처방만 허용될 경우 환자들이 반복 진료를 받아야 하거나 치료를 중단하는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의료 접근성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응답 의사의 39.3%는 직장인, 양육자, 의료취약지역 거주자처럼 대면진료 접근이 어려운 환자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비대면 플랫폼 신규 이용자의 대부분이 초진 환자인 점을 고려하면, 기존 병원 접근성이 낮았던 환자군의 의료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의료현장의 참여 위축 가능성도 제기됐다. 조사 결과 응답 의사의 36.0%는 현행 논의 방향대로 법령이 확정될 경우 비대면진료 참여 축소 또는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 진료 건수가 2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절반 이상(53.7%)을 차지했다. 응답자의 13.6%는 “사실상 참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시기 한시 허용됐던 비대면진료가 시범사업 체계로 전환되면서 참여 의사가 급감했던 경험을 다시 언급하고 있다. 규제 강도가 높아질 경우 제도 정착보다 현장 이탈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응답 의사의 78.3%는 “실제 비대면진료에 참여하는 의료인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반대로 “충분히 반영되고 있다”는 응답은 7.0%에 그쳤다. 정부가 검토 중인 규제 방향의 취지와 근거를 모른다고 답한 비율도 59.6%에 달했다.

제도 보완 과제로는 ‘의사의 처방권과 전문 재량 존중’이 가장 높은 응답률(63.6%)을 기록했다. 이어 비대면진료 비율 제한 완화(45.6%), 의사·환자 안전장치 강화(40.1%), 처방일수 제한 유지 또는 완화(39.0%) 순으로 조사됐다.

자유응답에서는 규제 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부 참여 의사들은 “30% 상한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 “약국 조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단기 처방 제한”이라고 지적했다. 소규모 의원의 경영 부담과 야간 소아 비대면진료 축소 가능성을 우려하는 의견도 포함됐다.

다만 비대면진료 확대 과정에서 안전성과 오남용 방지를 요구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초진 환자 처방 범위와 약물 오남용 가능성, 대면진료 대체에 따른 의료 질 관리 문제는 제도화 과정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쟁점이다. 환자 편의와 의료 안전 사이 균형점을 찾는 작업이 정부와 의료계 모두에게 남겨진 과제로 꼽힌다.

원산협은 의료현장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제도 설계를 주문했다. 이슬 공동회장은 “의사의 임상 판단권 보장과 환자 안전은 규제 강화보다 데이터 중심 거버넌스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재원 공동회장 역시 “신규 환자 처방일수 일률 제한은 장기 처방이 필요한 환자의 치료 연속성을 끊고 사회적 비용을 높일 수 있다”며 보다 폭넓은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대면진료 법제화 논의는 의료 접근성 확대와 안전성 확보라는 두 축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과정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하위법령이 현장 수용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의료계와 플랫폼 업계의 긴장감도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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