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SVC 서울이 20일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16개국에서 모인 200여 명의 창업 관련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브루나이·캐나다·중국·칠레·일본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참석자들이 각자의 시장 특성을 공유하며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공식 출범한 'APEC 스타트업 얼라이언스(ASTAA)'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소속 국가들의 창업생태계를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협력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을 비롯해 각국 창업가 협회, 정부기관,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 창업기업 등 400여 개 기관과 민간 관계자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협력체는 회원국 간 혁신 정책과 창업생태계 관련 정보를 교류하고, 민간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자율적 협력 및 공동 프로젝트 발굴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주요 국제 행사와 연계해 운영 사례와 성과를 공유하는 것도 핵심 목표로 설정됐다.
행사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오간 단어는 '협력'과 '연결'이었다. APEC 중소기업워킹그룹 의장을 맡고 있는 칠레 출신 마리아 헤수스 프리에토는 축사를 통해 기술 전환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해 회원국 간 협력과 민간기업의 긴밀한 연계가 절실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더 많은 창업기업을 만드는 것을 넘어 이들이 국제 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패널 토의에서도 협력의 중요성이 거듭 강조됐다. 메타디엑스를 이끄는 김진욱 대표는 해외 진출 시 가장 큰 장애물로 국가마다 상이한 법률과 규제의 파편화를 꼽았다. 동일한 사업이라도 국가별로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창업가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이 난관을 극복하기 어려운 만큼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라고 그는 짚었다. 현지 규제 장벽과 생산적인 데이터가 ASTAA를 통해 공유된다면 국경을 초월한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해외 참가자들은 이 협력체가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실질적인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 무역스타트업 무역협회 부회장인 초아논드 클렁프렘칫은 국경을 넘는 다양한 진출 기회가 열려야 한다고 제안하며 연착륙 지원 프로그램과 정부 간 협력 확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관광·식품·기후 솔루션 분야에 강점을 보유한 태국 창업기업들이 명확한 투자와 함께 시장 조사 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도 덧붙였다.
베트남 초기 투자 전문 VC '두 벤처스'의 브이 리 대표는 해외 창업기업 투자에서 정확한 정보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 자리에서의 만남이 그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무부 해외원조 프로그램 APEC RISE를 담당하는 캐롤라인 로빈 캐드머스 그룹 이사는 초기 시장 진입과 세관 통과 등 창업기업이 겪는 난관을 지원하는 것이 ASTAA의 취지라고 설명하며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의 참여를 돕고 맞춤형 솔루션 제공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해외 송금 핀테크 플랫폼 '하나피'를 운영하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샤리포프 아지즈벡 대표는 한국에서 핀테크 사업을 한다고 하면 긍정적인 시선이 늘었다고 밝혔다. 세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는 ASTAA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서울 강남구에서 뷰티 플랫폼 '엣지 글로벌 크리에이티브'를 창업한 티사 모니카 대표이사도 회사 운영에 가장 필요한 것은 파트너라며 네트워킹 구축과 멘토링 이벤트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공식 일정 종료 후 이어진 네트워킹 파티에서도 명함 교환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사업체를 알리고 경험을 공유하며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인기 있는 분야에 대한 정보를 나눴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오늘 행사가 글로벌 사업 전개와 새로운 기회 창출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창업 분야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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