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여자축구에 관심을”… 호소 뒤 남은 믹스트존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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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여자축구에 관심을”… 호소 뒤 남은 믹스트존의 역설

한스경제 2026-05-26 19:42: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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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WK리그 수원FC 위민의 박길영 감독. /류정호 기자
여자축구 WK리그 수원FC 위민의 박길영 감독. /류정호 기자

| 수원=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박길영 수원FC 위민 감독은 아시아 무대 도전을 마친 뒤 “여자축구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비바람 속에서도 수원종합운동장에는 5763명의 관중이 들어찼고, 평소 WK리그 현장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그러나 경기 뒤 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믹스트존에서는 주장 지소연을 제외한 수원FC 위민 선수단의 이야기를 듣기 어려웠다. 어렵게 모인 관심을 다음으로 이어가기 위한 과제가 남은 장면이었다.

수원FC 위민은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북한)에 1-2로 역전패했다. 조별리그 패배 설욕과 한국 여자축구 클럽의 첫 결승 진출을 동시에 노렸지만 결승행 티켓을 놓쳤다.

박길영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는 “많은 관중과 취재진이 온 게 처음이다. 설레기도 하고 반가웠다”며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오늘 이겨야 했다. 여자축구에 많은 관심을 두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11월 예선부터 지금까지 달려왔다. 구단 분들도 정말 고생했다. 고생했다고, 또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결과까지 가져와야 했는데 수원FC 서포터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여자축구 WK리그 수원FC 위민의 주장 지소연이 PK 실축 후 자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축구 WK리그 수원FC 위민의 주장 지소연이 PK 실축 후 자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선수들을 감싸면서 “전반에는 한 발짝 더 뛴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전반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며 “후반 들어가기 전 세컨드 볼을 강조했다. 이행해 주려고 했던 선수들이 대견했다”고 돌아봤다. 페널티킥을 실축한 지소연에 대해서도 “내가 차라고 했다. 책임은 나에게 있다. 감당은 내가 할 테니 고개 숙이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는 박길영 감독의 호소와 온도 차가 있었다. 수원FC 위민 선수단 대부분은 별다른 인터뷰 없이 이동했다. 결승 진출이 걸린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한 직후였고, 선수단 전체가 큰 아쉬움 속에 경기장을 빠져나간 상황이었다. 패배 직후 선수들에게 쉽게 말을 요구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던 것도 사실이다.

취재진 앞에 선 선수는 지소연뿐이었다. 이날 수원FC 위민에는 지소연 외에도 여러 이야깃거리가 있었다. 선제골을 넣은 하루히, 전반부터 상대 수비를 흔든 밀레니냐, 페널티킥을 얻어낸 전민지, 빗속에서 몸을 던진 수비진까지 각자의 장면을 남겼다. 그러나 경기 뒤 현장에서 전해진 선수단의 목소리는 지소연에게 집중됐다.

프로축구 WK리그 수원FC 위민. /연합뉴스
프로축구 WK리그 수원FC 위민. /연합뉴스

남북 여자축구 클럽 간 맞대결은 경기 결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대였다. 본지는 대회 현장과 추가 취재를 통해 경기에 나선 외국인 선수의 시선에서 이번 남북 대결을 바라본 기사도 준비했다. 그만큼 이번 경기는 수원FC 위민의 패배를 넘어 여자축구, 남북 스포츠 교류, 현장 응원 문화까지 여러 이야기를 남겼다.

여자축구는 관심을 필요로 한다. 박길영 감독의 말처럼 이날 경기장은 평소와 달랐다. 많은 관중과 취재진이 있었다. 수원FC 위민은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이며 더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긴 동시에 숙제도 확인했다. 어렵게 모인 관심을 이어가려면 경기력뿐 아니라 선수들의 목소리도 함께 전달돼야 한다. 수원FC 위민의 AWCL 도전은 4강에서 멈췄지만, 여자축구가 얻은 관심을 다음 이야기로 이어가는 일은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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