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핵심은 '속도보다 안정적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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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핵심은 '속도보다 안정적 이행'

연합뉴스 2026-05-26 18:41:40 신고

개인투자자 "T+2는 사회적 비용" vs 외국인·증권업계 "인프라 개선 선행돼야"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진행된 토론회의 참석자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2026.5.26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결제주기 단축의 필요성과 부작용 등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진행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시장참여자들이 결제주기 단축을 논했다.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 최훈 부장은 미국·캐나다 등 북미권 국가들은 2024년부터 T+1 제도를 시행했고, 유럽연합(EU)과 영국·스위스 등은 내년 10월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홍콩도 내년 4분기 시행 계획을 밝히며 아시아권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최 부장은 올해 하반기 결제주기 단축 실무 업무표준안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본시장연구원 노성호 연구위원은 결제주기 단축 시 가격 변동 위험과 거래상대방의 도산 위험이 줄어들고 증거금 부담 완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작년 일평균 결제대금 약 1조600억원과 기준금리 2.55%를 고려하면 하루 약 7천400만원의 유동성 개선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계산했다.

다만 그는 결제 실패 시 시장 신뢰 훼손 우려가 있는 만큼 업무 정확도 확보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또 유럽·북미와의 시차로 업무 시간이 압축될 수 있고, 대차거래 상환 처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결제주기 단축을 가장 간절히 원하는 모습을 보인 건 개인투자자들이었다.

이정윤 세무사는 "국내 증시 거래대금의 약 64%가 개인투자자발"이라며 "결제시간 단축의 주요 당사자는 개인투자자"라고 말했다. 이어 "매도 대금 수령이 최대 1.5일까지 늦어지는 것은 사회적 비용"이라며 조속한 도입을 촉구했다.

이종석 부산대학교 투자동아리회장은 "인프라 고도화 비용이 수수료 인상으로 개인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미수거래 위축 가능성에 대비한 증거금 보완책 마련도 요구했다.

증권업계는 섣부른 도입에 우려를 나타냈다.

노승진 미래에셋증권[006800] 본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수작업 기반 결제확인 과정에 의존하고 있다며 전산 자동화가 확립되지 않으면 결제 불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은아 SK증권[001510] IT인프라본부 본부장은 "T+1은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하는 일"이라며 ETF(상장지수펀드)의 유동성공급자(AP·LP) 업무와 증거금 처리 방식, 예수금 산출 체계 등에 대한 전면 수정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속도보다 안정적 이행 조건을 먼저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상임 대리 기관인 SC은행의 김미강 이사는 비거주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개인투자자와 달리 매매일부터 결제일까지 3일에 걸쳐 결제를 위해 별도 작업이 필요하다며 실무적 측면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그는 인프라 개선 없이 결제주기를 단축할 경우 국내 시장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을 대변한 린든 차오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이사는 "한국 시장의 지연결제율은 0%에 가까워 미국의 2~3%와 유럽의 7%보다 낮다"며 "(결제주기 단축에 있어서) 미국 등 선진시장을 굳이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린든 차오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이사 토론회에 참석한 린든 차오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이사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진행된 토론회에 참석한 린든 차오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이사. 2026.5.26

또 "T+1 단축과 거래시간 연장, 공매도 등의 이슈를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도, 옴니버스 시장이 아닌 한국시장에 이러한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 운영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익과 비용을 비교해봐야한다"며 "속도보다 순서가 중요한 만큼, 결제주기 단축의 사전과제로 옴니버스 시장 체제 형성과 외환 유동성 등이 강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는 SC은행과 미래에셋증권과 더불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피델리티, MSCI 등 150개의 글로벌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는 협회로 아시아태평양 시장 개선을 위한 다리 역할을 한다.

정은보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제 T+1 결제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며 "부작용이 없도록 업계와 유관기관 및 투자자와 긴밀히 소통해 T+1이 조기에,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매도 대금을 받기까지 길게는 4~5일이 걸리는 현실"이라며 도입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항진 한국예탁결제원 증권결제본부장은 "예탁결제원은 글로벌 자산운용회사가 옴니버스 계좌를 통해 통합 주문, 펀드별 개별 결제가 가능하도록 전문 시스템 개편을 지난 4월 말에 완료했으며, 거래정보 자동 전달 시스템 구축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외국계 투자자도 현재 제도를 두고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접점을 찾아나갈 방법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장점을 최대화하면서도 전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willo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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