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페라리가 페라리 루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페라리 루체는 2022년 페라리 캐피털 마켓 데이에서 발표된 이후 수차례 재확인된 바 있는 브랜드의 멀티 에너지 전략이 결실을 맺은 모델이다.
페라리 루체의 시각적 정체성을 정의하는 핵심 요소는 극도의 순수함을 구현한 글라스 하우스다. 완벽한 일체감을 구현한 매끄러운 쉘 실루엣은 벨트 라인 아래부터 차량의 양 끝단까지 유려하게 이어진다.
글라스 하우스의 실루엣 상단과 주변에 떠 있는 듯 배치된 전후면 공기역학 윙은 공기 흐름과 주행 동역학 그리고 공기역학적 소음을 정교하게 제어하며 루체만의 독보적이고 간결한 형태를 만들어냈다.
투명하게 설계된 전후면 라이트 패널은 차체 표면의 일부로서 완벽한 일체감을 이루고 있다. 조명이 꺼지면 라이트가 차체 안으로 부드럽게 사라지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주어 디자인의 순수함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다.
헤일로 테일램프는 360 모데나와 458 이탈리아가 보여주었던 아름다움과 명료함을 계승했다. 페라리 루체가 추구하는 파격적인 혁신은 맞춤형 휠 디자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루체는 페라리 양산형 로드카 중 최대 크기의 전후륜 스태거드 휠(staggered wheel, 전륜과 후륜의 너비 너비를 다르게 세팅하는 방식)을 장착했다. 직경은 전륜 23인치, 후면 24인치다.
인터페이스는 입력(조작)과 출력(디스플레이)이라는 명확한 구조적 원칙에 따라 설계되었다. 각종 제어 장치와 디스플레이는 기능별로 그룹화되었으며, 가장 핵심적인 명령과 피드백은 운전자 정면에 배치되어 직관적인 조작을 돕는다.
수많은 고민은 거친 세부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페라리만의 독보적인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정교하게 설계된 기계식 버튼과 다이얼, 토글 및 스위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해 개발한 다기능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소재 본연의 가치를 살린 재활용 아노다이징 알루미늄과 코닝 고릴라 글래스, 프리미엄 가죽이 어우러져 차별화된 실내 분위기를 자아낸다. 21개의 스피커와 24채널 3,000W 출력을 자랑하는 최상급 오디오 시스템에는 혁신적인 페라리 오디오 시그니처 기술이 적용되었다.
기술적 측면에서 페라리 루체는 전용 섀시를 비롯해 모든 구성 요소에 혁신적인 엔지니어링을 집약한 비스포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모터레이싱 분야에서 쌓아온 페라리의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차중량을 2,260kg까지 줄일 수 있었다.
이는 동급 최고의 성능(0-100km/h 2.5초, 0-200km/h 6.8초, 최고속도 310km/h 이상, 합산 최고출력 1,050cv)과 530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제공하는 토대가 되었다.
페라리 루체는 각 바퀴에 장착된 총 네 개의 전기엔진으로 구동된다. 122kWh 대용량 배터리와 F80에서 계승된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 그리고 독립적인 조향이 가능한 리어 액슬을 탑재하고 있다.
페라리 루체의 각 바퀴에는 구동 및 회생 제동, 조향각 그리고 수직 운동을 제어하기 위한 액추에이터가 각각 하나씩 장착되어 있다. 노면 상태와 주행 상황에 맞춰 토크 배분을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이 기술은 독보적인 수준의 제어력과 정밀함을 구현한다.
페라리 루체의 사운드 철학은 차량의 메커니즘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며 주행 경험에 기여하는 '진정성'과 '기능성'이라는 핵심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액슬 중앙에 배치된 정밀 가속도계는 부품이 회전하며 발생하는 역동적인 질감과 진동을 실시간으로 포착한다.
페라리가 독자 개발해 특허를 취득한 이 시스템은 전자기타의 원리와 유사하게 신호를 필터링하고 이퀄라이징하고 증폭한다. 사운드 레벨은 e-마네티노 설정과 패들 시프트 조작에 따라 달라지며, 이를 통해 운전자는 정적 속의 주행과 강렬한 퍼포먼스 사운드 사이의 경계를 자유롭게 조율하며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극대화할 수 있다.
사운드는 자연스러운 음파를 생성하는 외부 증폭 시스템과 정교하고 섬세한 소리를 구현하는 내부 시스템을 통해 송출된다. 이는 실내 사운드의 완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차량 외부에서도 페라리만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효과를 거두었다.
또한 페라리 루체는 최첨단 NVH(소음·진동·불쾌감) 연구 성과를 집약해 역대 페라리 모델 중 가장 안락한 승차감을 완성했다. 특히 페라리 역사상 최초로 도입된 탄성 장착 서브프레임과 액티브 서스펜션, 그리고 중량·강성·방음의 최적화를 통해 노면 소음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페라리 루체는 페라리 로드카 역사상 가장 낮은 저항계수를 달성함과 동시에 독보적인 실내 공간을 확보하며 야심 찬 목표를 실현했다. 공기역학에 대한 집요한 연구는 차량 전체의 근본적인 아키텍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차체 표면은 공기 흐름을 극대화하고 후류를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매끄럽고 연속적인 흐름을 강조해 다듬어졌다.
페라리 최초로 도입된 능동형 공기역학 그릴은 열교환기를 통과하는 공기 흐름을 조절하며, 냉각 성능과 공기 저항이라는 상충하는 요소를 실시간으로 조율하며 최적의 균형을 구현한다.
또한 능동형 차고 조절 기능은 고속 주행 시 차체 전면을 10mm 낮춰 안락함이나 성능의 줄어듦 없이 효율을 극대화한다. 원격 제어가 가능한 냉각 시스템은 전력 소비와 지능형 웜업, 급속 충전 관리, 배터리 및 실내 온도 사전 조절 기능 등을 통합 제어하여 주행 거리를 최적화한다.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은 페라리 최초로, 토크 벡터링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어 언제나 정밀하고 기민한 응답성을 보장한다. 이와 함께 새로운 토크 시프트 인게이지먼트와 확장된 회생 제동 시스템은 스포츠카다운 점진적인 토크 전달과 엔진 브레이크 감각을 선사한다.
페라리 루체의 파워트레인은 F80에서 계승된 네 개의 래디얼 플럭스 영구 자석 동기 엔진으로 구성된다. 이 엔진들은 앞에서 최대 30,000rpm, 뒤에서 최대 25,500rpm의 압도적인 회전수를 구현한다.
800V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이 시스템은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직접 차용한 고도화된 솔루션을 통해 강력한 성능과 높은 효율성을 완벽하게 결합했다. 마라넬로에서 직접 설계, 검증 및 제작을 마친 고전압 배터리 팩은 210개의 직렬 셀로 구성되어 122kWh의 용량을 제공하며, 최대 350kW의 급속 충전을 지원한다.
특히 배터리 팩은 단순히 에너지 저장 장치에 머물지 않고, 차량의 구조적 강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설계되었다. 또한, 전력 전자 장치에는 소형 인버터와 액티브 서스펜션을 위한 DC/DC 공진 컨버터가 탑재되어 98%가 넘는 경이로운 에너지 효율을 달성했다.
페라리 루체의 배터리 팩과 섀시, 차체는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서 구조적 성능과 효율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한다. 섀시는 중공 주조물(Hollow castings, 속이 빈 구조의 주조 부품)과 압출재, 알루미늄이 결합돼 완성됐다.
차체에는 압출재와 알루미늄 시트를 사용했다. 특히 센터 터널을 과감히 제거하고 배터리를 바닥면과 뒷좌석 하단에 배치하는 혁신적인 아키텍처를 통해 실내 공간을 극대화했다. 리어 서브프레임에 정교한 탄성 마운트 구조를 도입해, 페라리 특유의 날카로운 핸들링과 최상의 승차감을 동시에 구현한다.
또한, 차량 전체 중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주요 부품 제작 시 재활용 합금을 도입함으로써, 성능 저하 없이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CO2e)을 혁신적으로 감축했다.
페라리 루체는 브랜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모델인 동시에, 타협 없는 혁신과 주행 성능 그리고 가능성의 한계를 재정의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해 온 페라리 특유의 엔지니어링 문화를 고스란히 계승하고 있다.
김예준 기자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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