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 K리그는 어떤 방향성으로 가야 하는지 혹은 가고 있는지를 알려면 팬 프렌들리 클럽상 후보에 오른 이들의 마케팅을 볼 필요가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6일 2026 제1차 K리그 팬 프렌들리 클럽상 후보를 공개했다. 팬 프렌들리 클럽상은 연맹이 각 구단의 팬 친화 마케팅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2013년 제정한 상이다. 팬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K리그 문화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으며, 시즌 중 1~3차 시상과 시즌 종료 후 종합상을 포함해 연간 총 4회 시상한다. K리그1, 2 나누어 시상을 하며 이번에는 K리그1 5팀, K리그2 6팀이 후보에 올랐다.
후보 팀들마다 마케팅 방식은 달랐지만 방향성은 같았다. 축구라는 종목 특성 틀에 갇히지 않는 것이다. 축구는 대한민국 프로 리그 종목 중 유일하게 승격과 강등이 있다. 저관여 팬들이 다가가기 힘든 종목이 됐다. 고관여 팬들을 많이 만들고 이들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관여 팬들을 생성하지 못한다면 이는 곧 대중성 상실과 직결된다.
언제든지 편하게 경기장을 찾아올 수 있는 팬들의 숫자가 주는 건 프로 종목에 치명적인 일이다. K리그 팀들이 경기를 하는 경기장을 넘어 밖으로 나가는 이유다. 1경기 90분만 보고 끝이 아닌 그 이상을 즐길 수 있게, 또 경기장을 올 수 있게 만들도록 노력 중이다.
'축구도 하는 축구 구단'이 되는 것이 대부분 K리그 팀들의 지향점으로 보인다. 팬을 기다리지 않고 찾아가며, 코어 팬층 육성과 더불어 일반 팬층 확보를 위해 과거처럼 수동적이고 일반적인 것이 아닌 능동적이면서 팬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듣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리그와 각 팀들의 지속 생존 전략이라고 보면 된다.
K리그2 신생 팀 중 유일하게 팬 프렌들리 클럽상 후보에 오른 용인FC가 좋은 예시다. 기존 팬이 없는 용인은 시즌 전부터 대상별 대회 운영을 통해 연고지에 직접 찾아가 용인을 홍보했다. 생활체육 참여를 통해 홈 경기 관람을 이끌어내고 저관여 팬덤을 형성하고자 하는 것이 용인의 계획이다. 단순한 대회 유치에서 끝나지 않고 데이터를 수집해 수치화를 통해 얼마나 효과적이었고 개선점을 스스로 찾는 모습이 돋보였다. 홈 팬들만 아니라 원정 팬 프렌들리 정책을 통해 경기장에 오는 모든 팬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을 추진 중이라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팬들을 분석하며 마케팅을 한 사례가 용인 외에도 여럿 보인다. FC서울 같은 경우 "단순 경기 관람이 아닌 축제"라는 슬로건 아래 마케팅을 진행했다. 팬을 각 층으로 나눠서 각기 다른 마케팅을 진행했는데 여성 팬 확보를 위해 블라썸 유니폼을 출시하고 라이트팬 공략을 위해 일상복 소화 가능한 MD 제작을 하는 등 타깃을 잡고 마케팅을 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팬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은 팀들도 있다. 서울 이랜드는 코어팬·일반팬·이탈팬·스폰서·프로를 포함해 유소년선수단·사무국까지 7개 그룹 고객 조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해 다양한 의견을 받고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했다. 이를 바탕으로 홈 경기장 내, 외부 공간을 전면 개선해 팬 만족도를 높이면서 구단 정체성을 강화하려고 했다.
성남은 MD 스토어 이용객 설문조사를 직접 받고 수용 공간을 늘렸다. 그 결과 MD스토어 리뉴얼 후 관중 수 대비 방문률이 31%로 증가했다고 알렸다. 수원 삼성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 팬 16명을 모아 토론 모임을 진행하고 다양한 방면에서 구단 개선 방향을 도출하려고 했다. 팬들에게 직, 간접적으로 의견을 듣고 이를 수용해 효과를 내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대전하나시티즌, 전북 현대는 구단 시설을 최대치로 활용하기도 했다. 대전은 유휴공간을 구단 역사 체험 공간으로 만들고 테마형, 스토리형 전시 콘텐츠 운영을 통해 경기 관람 외 즐길거리를 늘렸다. 기관 및 단체와 연결해 투어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등 체험형 관람 문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전북은 국내 프로 스포츠 ‘최초’ 클럽뮤지엄-이벤트홀-오피셜스토어-팬 익스피리언스센터를 개관해 타팀들의 귀감이 됐다. '전주성(전북월드컵경기장)'이 가진 시설에 강팀 전북 이미지를 더해 팬들이 90분 이상으로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향기 마케팅, 연속형 디스플레이 연출, 무신사 스탠다드 브랜딩 룸, 포스트 매치 콘서트 ‘The 3rd Half’(with 잔나비) 론칭까지 타팀에서 찾아보기 힘든 신박한 마케팅으로 주목을 끌었다.
다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 팀마다 특색, 상황에 맞는 마케팅이 K리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후보에 들지 않았다고 노력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부천FC1995는 후보에 오르지 못했어도 K리그1에 승격한 만큼 부단한 노력을 한 게 돋보였다. 홈 경기 외에도 부천 경기를 즐길 수 있게 카페1995에서 뷰잉 파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부천 원정 응원 성지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프리미엄석을 리모델링하고 부천 홈 서포터즈가 있는 1995석을 증설하면서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은 뒤 또 경기장에 오게 하려고 노력했다.
구단의 노력이 돋보이는 팬 프렌들리 클럽상은 팬들도 투표가 가능하다. 26일 오후 3시부터 28일 자정까지 K리그 공식 앱 'KICK'에서 투표할 수 있다. 투표 전 참고자료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후보에 있다면 팬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보는 것도 큰 재미가 될 것이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