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피지컬 AI(인공지능) 기술 고도화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현대로템(064350)이 피지컬 AI 무인로봇 국책 R&D(연구개발) 과제 2건을 연달아 낚아챘다. 산업통상부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각각 발주한 과제다. 단순 연구 수주가 아니다. 상용화에 가까운 단계까지 요구하는 실전 지향형 프로젝트다.
산업부 과제는 '자연어 명령 기반 이종·다중 로봇 통합 관제 시스템' 개발이다. 핵심은 쉽게 말해 무인로봇 1대에 명령을 내리면 여러 대를 동시에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기존엔 달랐다. 관리자 1명이 무인로봇 1대를 조종하려면 전용 원격장치를 이용해 정해진 명령어를 일일이 입력해야 했다. 사람이 기계 언어에 맞춰야 하는 구조였던 셈이다.
시스템이 완성되면 상황이 역전된다. 최소 인력으로 문자·음성 명령 하나에 다종 무인 플랫폼을 군집 단위로 동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현대로템은 해당 기술을 다목적무인차량 HR-셰르파와 다족보행로봇에 내재화할 예정이다.
이 과제는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연구 수준이 아닌, 실제 쓸 수 있는 기술 성숙도를 요구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로템의 다목적무인차량 HR-셰르파와 다족보행로봇의 모습. ⓒ 현대로템
ADD 과제 '피지컬 AI 기반 통합 시뮬레이터·모듈형 로봇 시스템'은 성격이 다르다.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터를 구축, 실물 로봇을 투입하기 전에 가상환경에서 반복 검증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군 작전 환경은 변수가 많다. 모든 조건을 실제 로봇으로 하나씩 테스트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들 수밖에 없다. ADD 과제는 그 과정을 가상공간에서 빠르게 압축한다.
함께 개발되는 모듈형 무인로봇 플랫폼도 눈길을 끈다. 4개 다리에 탈부착식 바퀴를 장착하고, 로봇팔·폭발물탐지장치 등 여러 임무 장비를 끼울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엣지 AI 기술도 탑재된다. 중앙 서버가 끊겨도 현장에서 스스로 판단한다는 얘기다.
해당 과제는 아직 소요가 확정되지 않은 혁신 기술을 선제 개발하도록 장려하는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 사업 일환이다. 군이 필요하다고 손들기 전에 미래 기술을 먼저 만들어 놓겠다는 것.
현대로템은 기술력과 그동안의 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과제 수주에 사활을 걸었다. 이와 함께 현대로템의 무인 플랫폼 라인업은 방산과 민수 경계 없이 확장 중이다. 육군 최초 납품 이력을 가진 HR-셰르파, 이를 개조한 무인소방로봇, 군 전력화 소요가 이미 결정된 다족보행로봇 등의 사례다.
지난달엔 ADD로부터 다목적무인차량 가상 시험평가 체계 구축 연구 과제도 따냈다. 이달에는 미국 방산 기술기업 안두릴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민관을 넘나드는 기술협력 행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육군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유·무인복합 무기체계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AI 기술 선점 경쟁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현대로템이 피지컬 AI 기반 무인로봇 분야에서 얼마나 빠르게 실전 역량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