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민간과 공공의 역량을 총동원한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소형 주거시설을 대폭 늘려 공급 부족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복안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26일 각종 인센티브를 활용해 2027년까지 수도권에 비아파트 4만1천 가구, 2030년까지는 11만 가구를 시장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재차 상승 곡선을 그리고 전월세 부담까지 가중되는 국면에서 신속한 공급 효과를 노린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에는 공공 매입임대 9만 가구 공급 계획이 발표됐으며,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규제지역에서는 수요 상황에 따라 매입 물량을 사실상 제한 없이 확대한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중심의 공공사업에 더해 이번 대책은 규제 장벽을 낮춰 민간 건설까지 활성화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착공이 미뤄진 수도권 규제지역 내 아파트 9만4천 가구 포함 총 10만 가구에 대해서도 '현장 애로 해소 지원센터'를 통해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장우철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민간 비아파트 착공 부진 상황에서 공공이 먼저 물꼬를 트고, 이후 민간 중심의 시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을 설명했다. 다만 민간 공급 확대는 사업자들의 참여 의지가 핵심 변수여서, 수익성 보장과 규제 완화를 통한 업계 설득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책이 발표에 그치지 않도록 후속 조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이 27일 비아파트 사업자들과 직접 만나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다음 달에는 디벨로퍼 업계와의 간담회도 예정됐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가 도심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한 빠른 건축이 가능하고, 1~2인 가구 중심의 실수요층을 공략할 수 있어 주거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용적률 측면의 이점과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안전·편의 요소를 갖춘 현실적 대안이라고 진단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역시 중소 건설사 자금난 해소와 도심 단기 공급 촉진을 위한 대책으로 보면서도, 취득세 완화 등 세부 보완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공급 확대 방침을 반기면서도 임대사업자 지원 부재를 지적한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원룸의 대다수가 임대용인 만큼, 관련 규제가 그대로면 건설 물량이 늘어도 매수 주체가 사라져 정책 효과가 반감된다는 우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규제지역 내 임대사업자의 대출 제한과 만기 연장 어려움을 언급하며, 한시적이라도 대출·세제 혜택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호소했다.
비주택 용지의 주거용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식산업센터 부지나 공공택지 내 도시지원시설용지 가운데 사업이 중단된 채 방치된 곳을 주택 용지로 바꿔달라는 것이다. 주택업계 조사 결과, 고양 장항·인천 검단·화성 동탄2지구 등 8개 미착공 부지의 용도변경이 이뤄지면 약 4천500가구 추가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이 비주택 용지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꺼리고 금리도 높게 책정해 자금 조달이 막혀 있다며, 적정 수준의 공공기여를 전제로 용도 전환을 허용하면 공급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