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호흡, 숨 쉬고 산다는 것-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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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IBE] 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호흡, 숨 쉬고 산다는 것-③

연합뉴스 2026-05-26 15:0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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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합니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본인 제공]

◇ 빈혈 치료에는 왜 철분이 필요할까?

만약 헤모글로빈이 모자라면 어떻게 될까? 세포에 산소를 공급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이를 빈혈이라고 한다. 빈혈 치료제 대부분은 철 화합물인데, 이는 헤모글로빈 속 철이 산소와 결합했다가 떨어지는 형태로 산소를 운반하기 때문이다.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하면 선홍색을 띠고, 산소를 내놓으면 어두운 청색을 띤다. 그래서 건강한 상태에서는 얼굴에 약간의 홍조가 돌지만, 몸에 이산화탄소가 축적되면 얼굴빛이 파래진다.

헤모글로빈의 작용과 관련해 생각해볼 만한 것이 일산화탄소 중독이다. 요즘에는 연탄을 난방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적어 일산화탄소 중독이 거의 사라졌지만 말이다.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려는 힘이 산소보다 200배 정도 강하다. 일산화탄소가 산소 농도의 200분의 1 정도만 있어도 헤모글로빈의 50퍼센트는 일산화탄소와 결합하게 된다. 그러면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이 50퍼센트로 감소하기 때문에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일산화탄소 중독 외에도 체내에 산소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 고산증이 그런 경우다. 수천 미터 이상 높은 산에 올라가면 공기 속 산소량이 줄어들어 호흡 장애가 온다. 어떤 사람들은 구토하거나 쓰러지기도 한다. 그래서 고산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 농도가 높은 형태로 적응했다고 한다.

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저산소증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물에 빠졌을 때다. 그런데 저산소증은 묘한 특징을 지닌다. 저산소증에 걸리면 기분이 스르르 좋아지면서 마취 상태가 된다. 그래서 물에 빠지면 처음에는 허우적대다가 나중에는 술에 취한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이 경우 본인은 저산소증에 빠졌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에서 나오려는 노력을 멈추고 익사하게 된다.

호흡계는 상황에 따라 적응력이 뛰어나다. 운동할 때는 호흡수가 증가해 산소를 더 많이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빨리 내보낸다. 높은 산에 올라 산소 분압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적혈구가 더 많이 생성돼 단위 시간당 더 많은 산소를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바뀐다.

◇ 새 피 줄게, 헌 피 다오!

일반적으로 폐순환은 체순환과 구분해서 설명한다. 그만큼 다른 점이 많기 때문이다. 폐로 가는 혈액은 우심실로 나가고, 전신으로 가는 혈액은 좌심실을 통해 나간다. 따라서 단위 시간당 좌심실에서 배출된 혈액량과 우심실에서 배출된 혈액량은 같다.

폐는 공기로 채워진 가벼운 장기이지만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 즉 혈액이 필요하다.

폐의 부위별 혈류량은 자세에 따라 다르다. 누워 있을 때는 폐의 모든 부분이 심장과 거의 같은 혈압을 지닌다. 서 있을 때는 가운데 부분이 심장 혈압과 같고, 아랫부분은 심장보다 낮으며 윗부분은 심장보다 높다. 아주 작은 차이이지만 중력 때문에 심장보다 아래에 있는 부분에는 혈액이 많이 가고 윗부분에는 혈액이 적게 간다. 그래서 폐 상부는 산소 농도가 높다. 결핵균이 이런 조건을 좋아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폐결핵은 폐 상부에서 시작된다.

호흡 기능은 뇌에 있는 호흡중추에서 조절한다. 호흡중추에서는 의식적·무의식적으로 호흡근에 명령을 내려 호흡 기능을 수행한다. 만약 뇌에서 호흡근으로 이어진 신경이 손상되면 인공호흡기를 연결해 강제로 호흡시켜야 한다. 이런 손상은 목이 부러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미식축구 선수들에게 많다.

호흡곤란은 신생아 호흡곤란증이나 수면무호흡증에서 볼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일정 시간 숨을 쉬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데, 대개 코골이를 동반한다. 이 경우 갑자기 호흡이 멈췄다가 다시 시작되는 일이 하룻밤 사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 이때는 일시적으로 호흡이 중단되기 때문에 뇌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치매 같은 뇌 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다.

수면무호흡증은 주로 중년 이상이면서 체중이 많고 목이 짧고 두꺼운 체형을 지닌 사람에게 잘 생긴다. 치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에는 정상보다 기압이 약간 높은 공기를 주입해 호흡하게 하는 양압기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이 잘되지 않는 천식 또한 폐 질환으로 볼 수 있다. 천식은 대개 알레르기와 관계가 있다. 요즘은 대기오염과 흡연, 노화 등 여러 원인 때문에 만성 호흡기질환이 많이 생긴다. 또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의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졌고 사망률도 높은 편이다. 특히 흡연은 폐암을 비롯해 심장질환, 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등 여러 질환을 일으키므로 삼가는 편이 좋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더 자세한 내용은 엄융의 교수의 저서 '건강 공부', '내몸 공부' 등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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