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부산 2026부터 루프랩 부산까지, 지금 부산을 점령한 전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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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 2026부터 루프랩 부산까지, 지금 부산을 점령한 전시 추천

에스콰이어 2026-05-26 10:00:00 신고

아트부산과 루프 랩 부산 한눈에 보기
  • 아트부산은 15주년을 맞아 국내외 갤러리가 참여하는 글로컬 아트페어로 확장됐다.
  • 루프 랩 부산은 부산시립미술관, 도모헌, 부산문화회관 등 도시 전역의 공간을 연결하는 미디어아트 플랫폼이다.
  • 부산 아트위크와 연계 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며 부산은 지금 가장 주목할 만한 국내 예술 여행지다.

부산이 예술이 피어나는 도시로 탈바꿈했다.

부산의 ‘루프 랩 부산’‘아트 부산’은 도시의 모든 공간이 하나의 고리(loop)로 묶여 끊임없이 순환하고, 그 안에서 지역의 문화, 관광, 예술시장이 함께 성장하는 지역 문화 활성화의 완벽한 모델이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해운대부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부산의 모든 골목과 공간이 예술로 채워졌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미술관이 되는 순간

도모헌, ‘아시아 큐레이터스 포럼’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도모헌, ‘아시아 큐레이터스 포럼’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스페인의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루프 바르셀로나’에서 착안한 이 행사는 부산시립미술관을 비롯해 부산 전역 35개 문화예술공간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했다.


해운대의 번화가부터 도모헌의 문화거점까지, 특정 미술관의 담장을 허물고 도심 곳곳의 공공기관과 민간갤러리가 유기적으로 묶였다. 이러한 수평적 연대는 30여 개 참여기관이 공동 컨소시엄으로 운영되며 큐레이토리얼 교류와 자원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수직적 예술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해체를 시도했다.


가장 혁신적인 점은 이 축제에 주제도, 예술감독도, 수직적 위계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노 디렉터·노 피라미드 조직·노 콘셉트’를 내세운 이 수평적 네트워크는 권위적인 예술 시스템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이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루프 랩 부산에는 25개국 130여 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각자의 해석을 자유롭게 펼쳐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내러티브

부산시립미술관, ‘디지털 서브컬처’ / 이미지 출처: 부산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디지털 서브컬처’ / 이미지 출처: 부산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야외조각공원에서 열렸던 ‘디지털 서브컬처’ 전시가 특히 눈에 띄었다.


SNS에서 활동하는 13명의 디지털 크리에이터들이 제도권 미술관에 입성해 숏폼 영상을 대형 스크린으로 선보인 이 전시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틱톡이나 릴스에서만 보던 익숙한 형식이 예술로 재탄생하는 현장은 대중문화와 고급문화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 《무빙 온 아시아: 포스트 참여 예술》은 아시아 영상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미지로 움직이는 아시아라는 주제 아래 아시아 13개국 18명의 작가가 참여해 단일채널 기반의 실험적인 예술 영화를 선보였다.


이와 연계하여 도모헌에서 열린 《아시아 큐레이터스 포럼》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13개국 16명의 기획자가 참여해 ‘아시아 무빙이미지의 미래’를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서구 중심의 예술 담론에서 벗어나 아시아 영상예술의 주체적 가치를 정립하는 교류의 장을 만든 셈이다.



루프 플러스: 호텔 객실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그랜드조선, ‘루프플러스’ / 이미지 출처: 루프플러스

그랜드조선, ‘루프플러스’ / 이미지 출처: 루프플러스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의 백미는 역시 연결된 아트페어 ‘루프 플러스’였다. 국내 유일의 미디어아트 전문 아트페어인 루프 플러스는 특별한 공간에서 열렸다.


해운대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 13층 객실 30여 곳이 각각의 갤러리 부스로 변신했다. 개인의 수집 가능성에 대한 논란 속에서도, 이곳은 AI 아트, VR 설치 등 현대 미디어아트의 최전선에서 시장의 새 지평을 열어갔다.


올해는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포커스 프랑스’ 섹션이 새롭게 선보여 프랑스 작가들의 단독 부스와 특별전으로 채워졌다.



조현화랑 ‘진 마이어슨 개인전’, ‘루프플러스’ / 이미지 출처: 조현화랑

조현화랑 ‘진 마이어슨 개인전’, ‘루프플러스’ / 이미지 출처: 조현화랑

이와 더불어 조현화랑에서는 진 마이어슨(Jin Meyerson)의 개인전《The Shape of Re-entry》가 달맞이 전시장 1층과 2층에서 열렸다. 기술 환경 속에서 재구성되는 정체성과 존재의 문제를 탐구한 이번 전시는 “나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향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수렴되었다.


기억과 데이터, 과거와 미래 사이를 가로지르는 작품들은 관객을 물리적 이동과 인식의 전환이 교차하는 경험 속으로 이끌었다. 이는 귀환의 서사를 넘어, 끊임없는 변화와 변형을 전제로 한 동시대적 존재 방식에 대한 사유를 제안했다.



그리고 아트부산: 15주년을 맞이한 글로컬 아트페어의 도약

아트 부산 / 이미지 출처: 아트부산 공식 홈페이지

아트 부산 / 이미지 출처: 아트부산 공식 홈페이지

부산이라는 도시를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으로 만든 4월의 화려한 서막이 끝나면, 기다리고 있던 진정한 클라이맥스가 시작된다. 바로 지금, 5월 22일부터 24일까지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아트 부산 2026’이 바로 그 피날레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이한 아트 부산은 단순히 지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를 넘어, 아시아의 글로컬 아트페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증명하듯 올해 아트 부산에는 18개국에서 11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26곳이 해외갤러리로 전체의 약 24%를 차지한다. 국내갤러리로는 가나아트, 국제갤러리, 리안갤러리, 갤러리바톤, 제이슨함, 더페이지갤러리 등 한국미술계를 대표하는 주요 갤러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뉴욕, 도쿄, 홍콩, LA 등 세계 주요 미술시장을 기반으로 한 갤러리들이 새롭게 합류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뉴욕에서 온 글래드스톤 갤러리와 탕컨템포러리아트, 홍콩의 3812 갤러리, 도쿄의 비스킷 갤러리 등은 아트 부산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얼마나 격상되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몇 년간 국제미술시장의 전반적인 둔화 속에서도 아트 부산은 도쿄 겐다이, 아트 자카르타, 아트 센트럴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아트페어와의 VIP 교류를 지속하며 동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아트 부산이 단순한 거래의 장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새롭게 선보이는 섹션들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라이트 하우스(Lighthaus)’ 섹션은 기존의 부스를 큐레이티드 전시로 재구성하는 ‘부스인부스’ 형식을 도입했다.


대만의 게스트 컨트리 프로그램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아트 부산은 올해 아트 타이베이와 공동 심사 및 큐레이션을 진행하여 대만 갤러리들의 참여를 크게 확대했다.


여기에 아트 부산은 서울의 KIAF, 프리즈와는 또 다른 차별점을 만들어냈다. 정선주 아트 부산총괄이사는 “아트 부산의 주요 강점 중 하나는 기존 아트페어의 형식을 넘어 지속적으로 페어의 역할을 전시의 장으로 확장하는 데에 있다”고 강조했다.



아트부산의 도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관람하고 있는 모습 / 이미지 출처: 아트부산 공식 홈페이지

관람하고 있는 모습 / 이미지 출처: 아트부산 공식 홈페이지

페어가 열리는 나흘 동안 벡스코를 중심으로 온 도시가 들썩이고 있다. 아트 부산은 ‘부산아트위크’를 통해 도시 전역에 걸친 예술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해운대 해변에서 열리는 커뮤니티 러닝 프로그램부터 시그니엘 부산의 ‘아트캉스’ 패키지까지, 시내 곳곳이 아트페어와 연계된 파트너십 프로그램으로 채워지고 있다.


4월에 열린 루프 랩 부산의 미디어아트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도시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이라는 맥락 위에 아트 부산이라는 아트페어가 더해지며 부산은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예술 수도로 발돋움하고 있다.


때마침 부산의 관광 열기도 뜨겁다. 2026년 1분기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서며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루프랩 부산과 아트부산이라는 동력으로 무장한 부산이, 서울로 집중되던 예술 시장의 중심축을 동남권으로 과감하게 이동시키려는 웅숭깊은 포부를 안고 도약하고 있다.



글을 마치며

부산의 화려한 예술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지금 당장, 벡스코로 향하자.

110개의 갤러리가 펼쳐내는 도시의 초상화는 아마도 올해 당신이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할 예술적 경험이 될 것이다. 더불어 말이다. 부산이야말로 단연코 지금 이 순간에도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찾아야 할 가장 핫한 장소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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