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STN을 만나다.] 류승우 기자┃젠지가 초반 설계부터 달랐다. 경기 시작 4분도 되지 않아 바텀 다이브로 연속 더블 킬을 만들어낸 젠지는 DN 수퍼스를 2대0으로 완파하며 LCK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캐니언’ 김건부의 마오카이 운영과 ‘룰러’ 박재혁의 루시안 화력이 빛났고, DN 수퍼스는 2세트에서 날카로운 반격을 시도했지만 젠지의 노련한 한타 설계를 넘지 못했다.
1세트 기억 안 나?… 젠지의 잔혹했던 바텀 다이브
24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2026 LCK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 젠지는 시작부터 DN 수퍼스의 호흡을 흔들었다.
1세트 블루 진영 젠지 e스포츠는 크산테-바이-아지르-칼리스타-레나타 글라스크 조합을 선택하며 초중반 교전과 한타 안정감을 동시에 노렸다. 반면 레드 진영 DN 수퍼스는 그웬-오공-탈리야-자야-알리스타 조합으로 맞서며 강한 진입 구도와 변수 창출에 집중했다.
1세트 초반 젠지는 바텀 다이브를 통해 2킬을 챙기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진 탑 교전에서도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 13분 만에 글로벌 골드 차이를 5000까지 벌렸다. DN 수퍼스도 젠지의 과감한 움직임에 맞불을 놓는 장면은 있었지만, 이미 벌어진 체급 차이를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젠지는 유리한 상황에서도 공세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오브젝트와 시야를 동시에 장악하며 상대 숨통을 조였고, 결국 1만 골드 가까운 격차 속에 첫 세트 넥서스를 파괴했다.
애니 견제·루시안 선점… 젠지의 ‘밴픽 계산서’
2세트에서는 블루 진영 젠지 e스포츠가 베인-마오카이-애니-루시안-밀리오 조합을 꺼내 들었다. 루시안-밀리오 바텀 중심의 강한 라인전과 마오카이의 시야 장악, 애니의 이니시에이팅을 더해 공격적인 운영 조합을 완성했다.
이에 맞선 레드 진영 DN 수퍼스는 사이온-오공-아칼리-바루스-노틸러스 조합을 선택하며 돌진과 사이드 운영, 한타 변수 창출을 노렸다.경기 시작 4분 만에 또다시 바텀 다이브가 터졌다. 이번엔 DN 수퍼스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두두’ 이동주의 사이온과 ‘클로저’ 이주현의 아칼리가 바텀에 개입하며 ‘듀로’ 주민규의 밀리오를 잡아냈고, 드래곤 스택까지 쌓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젠지는 밴픽 단계부터 이미 상대의 의도를 읽고 있었다. DN 수퍼스가 오공 조합의 핵심을 만들려 하자 젠지는 애니를 빠르게 가져오며 조합 완성을 흔들었고, 동시에 루시안을 선점해 바텀 주도권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캐니언’ 김건부의 마오카이가 더해지면서 경기 양상은 급격히 젠지 쪽으로 기울었다. 묘목을 활용한 시야 압박과 진입 차단은 DN 수퍼스의 움직임 자체를 제한했다. 해설진 역시 “마오카이 픽의 의미가 제대로 드러난 경기였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오는 척만 했다… 캐니언의 심리전, DN 흔들다
이번 경기 백미는 초반 바텀 다이브 과정에서 나온 심리전이었다. DN 수퍼스의 ‘표식’ 홍창현은 와드 정보를 바탕으로 다이브 커버 움직임을 보여줬다. 하지만 젠지는 이를 역이용했다. 캐니언이 묘목으로 상대 동선을 확인한 뒤 “오는 척만 했다”는 판단과 함께 재진입을 감행했고, 결국 또다시 더블 킬을 만들어냈다.
‘룰러’ 박재혁의 루시안이 완전히 살아났다. 초반 성장 격차를 바탕으로 교전마다 폭발적인 화력을 뽐냈고, 젠지는 바텀 중심 운영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쵸비 쓰러져도 안 흔들렸다… 기인·룰러 쌍포 폭발
경기 흐름을 완전히 결정지은 건 20분 드래곤 한타였다. 젠지는 DN 수퍼스의 3용 타이밍을 미리 끊어냈고, 전투 도중 ‘쵸비’ 정지훈의 애니가 먼저 잡히는 변수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젠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끝까지 살아남은 ‘기인’ 김기인의 베인과 룰러의 루시안이 전장을 쓸어 담으며 한타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특히 기인의 베인은 밀리오가 먼저 쓰러진 상황에서도 지속 화력을 책임지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해설진은 “루시안-밀리오 조합의 빈 공간을 베인이 완벽하게 메워줬다”고 평가했다.
이 한타 이후 글로벌 골드는 순식간에 5000 이상 벌어졌고, 젠지는 바론 버프까지 챙기며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룰러 POM… “젠지는 왜 강한가”를 보여준 경기
결국 젠지는 세트 스코어 2대0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POM은 룰러 박재혁이 차지했다. 다만 팬들 사이에서는 캐니언의 마오카이 운영과 기인의 베인 역시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였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DN 수퍼스는 2세트에서 분명 개선된 경기력을 보여줬다. 초반 대응과 사이드 운영, 오브젝트 선택에서도 이전보다 날카로운 모습이 나왔다. 그러나 젠지는 상대의 피드백마저 역이용하며 한 수 위 운영 능력을 입증했다.
이번 경기는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라인전, 시야, 심리전, 한타 설계까지. 왜 젠지가 LCK 최상위권 팀으로 평가받는지를 그대로 보여준 ‘완성형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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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N뉴스=류승우 기자 invguest@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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