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다보고 바라보는 한강, 이게 바로 ‘서울 라이프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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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다보고 바라보는 한강, 이게 바로 ‘서울 라이프스타일’

한스경제 2026-05-26 00: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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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밤하늘에 뜬 서울달 모습. /서울 관광 아카이브
서울 여의도 밤하늘에 뜬 서울달 모습. /서울 관광 아카이브

| 서울=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 공간 심리학에서 흔히 높이는 권력과 위계를, 수평은 안정과 평등을 상징한다. 서울의 한강은 이 요소들을 한번에 느낄 수 있는 광장에 가깝다.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에선 부와 권력으로 한강 조망권이란 특혜를 누리고, 한강변 공원은 그러한 아파트들의 수많은 감시를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치안을 자랑한다.

한강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는 낭만을 최근 서울달과 한강버스에서 누려봤다. 서울달에선 긴장감과 후련함을, 한강버스에선 편안함과 익숙함을 느꼈다.

▲서울달은 야경 맛집

서울달은 서울 여의도공원 잔디마당에 자리한 계류식 가스 기구다. 2024 파리 올림픽 때 성화대와 동일한 프랑스 에어로필사 모델이다. 22m의 보름달 모양 기구로 약 130m까지 수직으로 떠오른다. 건물 층수로 치면 40층에 달하는 굉장한 높이다.

금창훈 서울관광재단 관광자원개발팀장은 “군사상의 이유로 높이가 130m까지로 정해져 있다. 물론 당일 바람 같은 기상 조건에 따라 탑승 인원이 변동될 수 있다. 초속 10m 이상이 되면 띄우질 못한다”며 “그래서 연간 운영일은 250일 수준이다”라고 귀띔했다. 취재 당일 비교적 날씨가 흐리고 바람도 어느 정도 불었지만, 다행히 탑승은 가능했다.

서울달에 탑승한 기자(오른쪽)가 여의도 풍경을 찍고 있는 모습. /서울관광재단 제공
서울달에 탑승한 기자(오른쪽)가 여의도 풍경을 찍고 있는 모습. /서울관광재단 제공
서울달에서 내려다본 여의도의 모습. /박종민 기자
서울달에서 내려다본 여의도의 모습. /박종민 기자

서울달은 매일 정오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성수기인 4~6월, 9~11월 주말엔 시작을 2시간 앞당겨 오전 10시부터 운영한다. 일반 탑승권은 2만5000원으로 현장 예매와 사전 예매를 모두 운영 중이다. 기구 구조 특성상 전동 휠체어의 탑승은 제한하고 있으나, 수동 휠체어(폭 약 80~90cm)는 탑승이 가능하다. 안전 확보를 위해 반려동물의 탑승은 어려우며 가방, 음료, 음식물, 유모차 및 발화성·인화성 물질 등은 반입이 제한된다.

사실 서울달의 매력은 탑승 전부터 느낄 수 있었다. 앞선 차례에서 서울달이 떠오르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거대한 보름달이 천천히 떠오르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탑승 후 기구는 130m 상공까지 치솟았다. ‘한국의 맨해튼’이라 불리는 여의도의 초고층 스카이라인과 엇비슷한 높이에서 15분간 서울 도심 특유의 세련미를 만끽했다. 유리창 없이 상공의 바람을 온전히 느끼며 한눈에 담은 서울의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여의도 공원과 함께 초고층 스카이라인을 감상한 후 등을 돌리니 탁 트인 한강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쭉 뻗은 마포대교와 잔잔한 한강, 짙은 녹음의 밤섬이 어우러져 서울의 다양성과 남다른 스케일을 느끼게 했다.

한강과 여의도 빌딩숲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서울달. /서울관광재단 제공
한강과 여의도 빌딩숲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서울달. /서울관광재단 제공

탑승 시간은 오후였는데 도시의 불빛과 어우러진 야경은 훨씬 아름답다고 한다. 최근엔 젊은 연인들의 입소문을 타며 특별한 프로포즈 명소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달이 개시 2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누적 탑승객 10만 명을 기록한 비결이다. 외국인 비율이 약 44%를 차지해 서울을 ‘글로벌 핫플레이스’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여의도 선착장 인근에서 바라본 한강버스의 모습. 한강버스가 한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박종민 기자
여의도 선착장 인근에서 바라본 한강버스의 모습. 한강버스가 한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강버스는 가성비 관광

한강버스를 타는 건 한강을 만끽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한강버스는 마곡, 망원, 여의도, 압구정, 옥수, 뚝섬, 잠실 등 7개 선착장을 잇는 수상 교통수단이다. 지난해 9월 운항을 시작한 이래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을 사로잡으며 누적 탑승객 27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2월 전 구간 운항 재개 이후 일 평균 탑승객은 2000명대를 기록 중이며 주말엔 그 2배를 웃돈다. 특히 일몰 시간대는 매진이 잦다고 한다.

잠실 선착장에서 탑승한 후 바람을 가르며 한강의 매력에 푹 빠져봤다. 교통 수단으로서 목적이 있지만, 관광 수단으로서의 매력도 남달랐다. 미국에서 온 친인척을 데리고 한강버스에 오른 김현태 씨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만들긴 했지만 관광 수단으로서의 매력도 느낄 수 있어서 인상적이다. 급행 노선 시스템까지 도입이 돼 안착되면 관광 목적도 서브로 해서 남다른 대중교통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함께 온 미국인 친인척은 “한강버스에서 바라본 한강은 매우 아름답다. 매우 깨끗해 보이기도 하다”고 감탄했다.

한강버스에서 바라본 서울 여의도 63빌딩 모습. /서울관광재단 제공
한강버스에서 바라본 서울 여의도 63빌딩 모습. /서울관광재단 제공
한강버스를 탄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서울관광재단 제공
한강버스를 탄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서울관광재단 제공

일반 탑승권이 3000원인 걸 고려하면 확실한 ‘가성비 서울 관광’이다. 일반적인 유람선 이용료의 4분 1 정도에 불과하다. 수도권 광역버스를 포함한 지하철 및 버스의 환승 할인이 적용돼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안전성은 꾸준히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다. 한강버스는 지난해 11월 바닥 걸림 사고가 생긴 후 마곡∼여의도 구간만 부분 운항했다. 이후 안전 조치를 거쳐 지난 2월 전 구간 운항을 재개했다. 한상균 한강버스 대표는 “안전성을 확보하는 걸 절대 과제로 삼고 있다. 다시는 그런 인재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걸로 확신한다. 일상적인 점검을 비롯해 선제적 점검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달에 탑승 인원 9만 명을 넘어서고 6월엔 10만 명도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한강버스에서 바라본 서울 여의도의 모습. /박종민 기자
한강버스에서 바라본 서울 여의도의 모습. /박종민 기자

서울 부동산 임장 투어에 가깝게 한강 주변 스카이라인들을 모두 만끽한 후 여의도 선착장에 내렸다. 여의도 선착장은 7개 선착장 중 가장 입지가 좋은 곳으로 꼽힌다.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다. 이러한 입지 덕분에 지난 3월 동·서부 노선 분리 운영이 시작되면서 여의도 선착장은 ‘한강버스 환승역’의 역할도 맡게 됐다.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승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강버스에서 바라보면 아파트 등 스카이라인이 예쁘다. 외국인들도 많이 타고 있는데 밤에 타면 더 낭만적이다. 한강버스는 서울 교통수단이자 관광 콘텐츠로 좋다고 생각한다. 한강버스와 서울달을 타고 서울의 봄여름을 느끼시길 추천한다”고 전했다.

서울달과 한강버스 탑승은 한강과 서울을 더욱 입체적으로 즐기는 방법이다. 관광을 넘어 이게 바로 낭만적인 서울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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