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정취가 살아있는 덕수궁 대한문 옆길. 사계절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외관부터 마음을 포근하게 만드는 아늑한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주말이면 이른 점심부터 길게 늘어선 웨이팅 줄이 인기를 증명하는 곳, 바로 지하 1층에 자리 잡은 수제 돈가스 전문점 '돌담집'이다.
정동길의 오랜 역사와 닮아있는 이곳은 바쁜 일상 속 정성을 담은 따뜻한 위로 같은 식사를 제공하며 남녀노소 모두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세련된 인스타 감성 대신 채운 '따뜻함과 정겨움'
'돌담집'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세련되고 차가운 인스타 감성의 카페와는 결이 다른, 정겨운 노포 느낌의 편안한 분위기다. 매장 규모가 그리 넓지는 않지만 정갈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오랜 시간 정동길을 묵묵히 지켜온 듯한 깊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방문하는 이들을 내 가족처럼 맞이하는 사장님들의 친절한 미소는 매장 가득 따스함을 더한다. 자리에 앉으면 가장 먼저 속을 부드럽게 달래줄 따뜻한 수프와 정성으로 끓여낸 맑은 국물이 나오는데, 식사 전 입맛을 돋우며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진짜 치즈'의 비주얼과 풍미
이곳에서 많은 이들이 입을 모아 극찬하는 메뉴는 비주얼 끝판왕으로 불리는 '치즈돈가스'다. 테이블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이 메뉴는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는 순간, 두툼한 고기 사이로 엄청난 양의 치즈가 폭포처럼 흘러내린다.
시중의 일부 식당에서 사용하는 껌처럼 질긴 가짜 치즈와는 차원이 다르다. 100% 자연산 진짜 치즈만을 고집하여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풍미가 입안 가득 진하게 퍼진다. 소스가 부어져 나오는 정통 경양식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기름에 갓 튀겨내어 튀김옷의 바삭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 이 집만의 훌륭한 기술이다.
너무 달지 않고 깊은 감칠맛이 도는 소스는 고기와 치즈 자체의 맛을 가리지 않고 완벽하게 살려준다. 치즈돈가스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함께 제공되는 돈가스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면 자칫 느낄 수 있는 미세한 느끼함까지 깔끔하게 잡아주어 마지막 한 조각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매콤달콤한 소스의 유혹, 돈가스의 완벽한 짝꿍 '떡볶이'
치즈돈가스의 고소한 풍미를 즐겼다면, 그 뒤를 잇는 감초 메뉴인 '떡볶이'를 곁들일 차례다. 돌담집의 떡볶이는 입맛을 확 당기는 매콤달콤한 소스가 말랑말랑한 떡 속까지 쏙쏙 배어들어 단품으로도 훌륭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돈가스 튀김의 맛을 떡볶이의 매콤함이 깔끔하게 씻어내 주어, 두 메뉴의 조합은 한 번 맛보면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을 자랑한다. 바삭한 치즈돈가스를 떡볶이 국물에 푹 찍어 먹는 것 또한 단골손님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숨은 별미다.
덕수궁 돌담길 산책과 미식의 성공적인 마침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와 다시 정동길의 고즈넉한 풍경을 걷는 코스는 실패 없는 완벽한 데이트 및 가족 나들이 코스다.
이번 주말, 사랑하는 이와 함께 정동길의 낭만을 만끽한 후 겉바속촉의 정석을 보여주는 수제 치즈돈가스로 따뜻한 추억 한 조각을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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