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가 시스템 전반의 ‘사후 대응 한계’를 지적하며 청와대 차원의 전면 대응 체계 구축에 나섰다.
25일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강 비서실장이 이날 오후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불법 스포츠 중계 사이트와 디지털 성범죄물 대응을 위한 청와대 합동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불법 스포츠 중계 사이트와 디지털 성범죄물 유포 문제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근본적 해결 없는 미봉책에 그쳐 피해자가 늘고 있다”며 “땜질식 처방으로는 더 이상 국민을 보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 자체를 바꾸는 근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며 민정·사회·홍보소통·AI미래기획수석실이 참여하는 TF를 즉각 구성해 실질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강 비서실장은 불법 스포츠 중계 사이트가 무료 시청을 미끼로 이용자를 불법 도박으로 유인하고 있으며,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스포츠 도박 신고가 2만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 성범죄물 역시 차단 이후에도 70% 이상 우회 접속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번 TF 지시가 단순 불법 사이트 단속 차원을 넘어, 온라인 플랫폼 기반 범죄가 이미 기존 행정 대응 속도를 넘어섰다는 위기 인식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차단·삭제 중심의 사후 조치만으로는 대응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청와대가 직접 범부처 조정에 나섰다는 것이다.
반복 민원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 비서실장은 국민권익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2021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243개 지방정부에 접수된 국민신문고 민원이 총 4천152만건에 달하며, 한 명이 1년간 4만6천669건의 민원을 제기한 사례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극소수의 무분별한 반복 민원이 일선 공무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며 “취약계층 지원 등 대다수 국민을 위한 필수 행정 서비스까지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행정안전부와 국민권익위원회에는 공무원 개인이 아닌 기관 대응 체계로의 전환과 갈등조정담당관 중심의 창구 일원화 등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폭염 대응과 관련해서는 “역대 가장 이른 지난 15일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올해는 엘니뇨 영향으로 더욱 강한 폭염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서울 쪽방촌을 찾아 취약계층 생활 여건을 점검한 점을 언급하며 “폭염 앞에 취약계층이 가장 먼저, 가장 깊이 고통받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행정안전부에는 냉방 쉼터 확대와 조기 운영을, 고용노동부에는 야외 작업자 안전지침 점검과 현장 관리를 각각 지시하며 “예방 가능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 부처가 총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회의가 온라인 범죄·행정 과부하·기후 재난을 각각 분리된 현안이 아니라 ‘국민 안전과 국가 대응 역량’ 문제로 묶어 관리하려는 흐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온 ‘약자 보호’와 ‘국가 책임 강화’ 기조가 청와대 운영 방식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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