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AI 반도체 붐을 타고 세계 반도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상승세가 2028년에는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AI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세계 반도체 시장이 2026년 전년 대비 63.9% 성장한 1조3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2028년에는 메모리 공급 확대와 가격 하락으로 시장이 11.5% 축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생성형 AI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반도체 수요를 밀어 올리고 있으나, 메모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는 시점부터 가격 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분석했다.
2025년 시장도 이미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가트너에 따르면 2025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22.4% 증가하며 처음으로 8,000억 달러를 넘어선 8,05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2026년에는 메모리 가격 급등과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시장 규모가 1조 달러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가트너는 이 같은 호황이 영구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2027년에도 세계 반도체 시장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8년에는 흐름이 바뀌어 11.5%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핵심 원인은 메모리 가격 하락이다.
가트너는 AI 수요 자체가 급격히 둔화되는 시나리오를 전제하지는 않았다. GPU와 AI 가속기 시장은 2030년에도 금액 기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메모리는 표준 제품 성격이 강해 생산능력이 늘어나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D램과 낸드 모두 2028년 가격이 안정 또는 하락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가운데 낸드플래시는 하락 폭이 더 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I 서버 수요가 HBM과 고성능 D램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일반 메모리 제품군에서는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AI 인프라 투자가 전반을 이끌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GPU뿐 아니라 D램, 낸드, 네트워크 반도체, 전력반도체 등 다양한 부품을 필요로 한다.
가트너는 AI 수요의 수혜가 초기 GPU 중심에서 메모리와 주변 반도체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메모리 시장은 과거에도 수요 증가기에 설비투자가 몰리고, 이후 공급 과잉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반복해 왔다.
이번에도 AI 호황을 겨냥한 증설이 본격 반영되는 2028년 전후로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가트너의 시각이다.
이 전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에도 중요한 신호다. 2026~2027년에는 AI 서버와 HBM 수요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2028년부터는 공급 증가와 가격 하락에 대비한 제품 믹스 고도화가 필요해질 수 있다.
결국 반도체 시장의 관건은 AI 수요가 아니라 메모리 공급 속도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되더라도 메모리 생산능력이 빠르게 늘어나면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
2028년 메모리 가격 조정 가능성은 현재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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