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대형주를 대규모로 매도하고, 대신 로봇·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인공지능(AI) 관련 수혜 업종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흐름이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8~22일 외국인 투자자에게 각각 5조2587억원, 5조3270억원어치 순매도되며 총 10조원 이상 매도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도 규모 14조4477억원의 약 73%가 이들 두 종목에 집중됐다.
외국인의 ‘셀코리아’ 흐름은 12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46조원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한 비중은 80%를 웃돌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전반에서도 매도세가 확산되며 현대차, LG전자 등 주요 대형주도 순매도 대상에 포함됐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로봇과 ESS, 2차전지, 코스닥 등으로 매수세를 옮겼다. 특히 로봇 분야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약 3700억원 순매수되며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집계됐다. 삼성SDI도 1489억원 순매수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조2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파두, 서진시스템, 에코프로 등 AI 인프라 및 전력 수요 수혜주에 집중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을 반도체 주가 급등에 따른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 성격의 매도와 동시에 실적 개선 기대가 남아 있는 테마주로의 순환 매수로 해석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인프라 투자 증가가 중장기 수요를 자극하면서 자금 이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반도체주만 가파른 상승세 때문에 비중이 커지자 매도로 대응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와 맞물려 이익은 개선되지만 주가는 빠진 테마주 위주로 자금이 도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모두 발표되면서 수급이 빠질 수 있지만, 내달 초 전에 순매도 폭이 축소된다면 장기적인 조정으로 해석하진 않아도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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