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과 차별" 헌법소원…"환경분쟁조정법 등으로 해결 가능" 기각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공동주택과 달리 기숙사에 대한 층간소음 측정 및 예방 지원을 명시하지 않은 구 소음·진동관리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1일 청구인 A씨가 옛 소음·진동관리법 제21조2 2항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모 지식산업센터 기숙사에 거주해온 청구인은 지난 2022년 위층 거주자가 내는 소음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환경공단의 현장진단 서비스를 신청했으나 지원받지 못해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소음·진동관리법은 소음이나 진동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로, 21조의2 2항은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 피해 예방과 분쟁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경우 전문기관의 소음 측정, 피해사례 조사·상담 등을 지원할 수 있다고 정한다.
기숙사는 공동주택이 아니라 준주택에 해당하는 만큼 소음측정 및 피해 예방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청구인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가 침해됐고, 공동주택과 기숙사를 달리 취급한 데에 따라 평등권도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청구인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우선 환경권이 침해됐다고 보기 위해서는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관련된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이 명백해야 하는데 다른 법률을 통해 기숙사 층간소음을 위한 여러 규제 수단이 마련돼있다고 판단했다.
건축법 등에 따라 기숙사를 건축하는 단계에서부터 층간소음에 대한 규제 방안들이 명시돼있고, 기숙사에 거주하더라도 환경분쟁조정법, 민법 등을 통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소음·진동 관리법에 따른 전문기관 지원 등을 규정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국가가 청구인의 환경권을 보호하기 위한 의무를 과소하게 이행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재판관들은 해당 조항이 기숙사에 거주하는 사람과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을 합리적 이유 없이 달리 취급해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기숙사와 달리 공동주택은 장기간 독립된 주거생활을 할 것이 전제돼있고 우리나라 주거의 67%(2020년 기준)를 차지하는 주된 형태라는 점에서 국가가 공동주택에 대해 우선해서 조처를 할 수 있다는 취지다.
재판관들은 "정온한 주거환경을 보호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우리나라의 주거 형태에 있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주택법상 공동주택에서부터 단계적으로 개선을 추진하도록 한 입법자의 판단이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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