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칸(프랑스), 오승현 기자) '도라' 정주리 감독부터 학생 감독들까지, 여성 감독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21일 오후 6시(현지시간), 제79회 칸 국제영화제가 개최된 칸의 팔레 데 페스티발 부뉴엘 극장에서 라 시네프(학생영화 경쟁) 섹션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한국인 진미송 감독의 영화 '사일런트 보이시스'가 2등상을 거머쥐었다.
'사일런트 보이시스'(SILENT VOICES)는 한국인 진미송 감독의 작품으로, 뉴욕에 사는 한국 이민자 가족 네 명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각자의 삶을 살며 상처를 마주한 네 구성원은 생존과 단절이라는 복잡한 문제들을 헤쳐나가면서도 서로에게는 이에 대해 침묵을 유지한다.
한국계 프랑스 배우 박지민 심사위원은 '사일런트 보이시스'에 대해 "이 영화는 고향이 아닌 나라에서 이민자로 사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타인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소개했다.
2등상에 이름을 불린 진미송 감독은 '사일런트 보이시스'를 함께한 배우들과 차례로 포옹을 나누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끝나고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소주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을 전한 진 감독은 "한국에 있는 엄마, 아빠에게 꼭 기쁨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진미송 감독은 성균관대학교에서 영화 연출과 영문학을 전공한 후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영화 제작(MFA)을 전공 중이며 '사일런트 보이시스'는 컬럼비아 대학의 일부 지원으로 만들어졌다.
시상식 전 엑스포츠뉴스와 만났던 진 감독은 "사실 제작비의 반은 미국에서, 나머지 반은 제 사비에서 왔다. 그렇기 때문에 반은 한국 영화라고 생각을 한다"고 솔직히 밝혔다.
진미송 감독은 "제작하신 분들 중에도 한국분들이 너무 많다. 그분들의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그래서 제 머릿 속에서는 '사일런트 보이시스'가 한국 영화라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다"고 강조하며 "영화를 만들 때 제 개인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사회 현실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 사람이다 보니 한국의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첫 장편을 찍으면 한국에서 하고 싶고, 지금 쓰고 있는 게 있다"고 미래의 계획을 전해 더욱 기대를 모았다.
이번 라 시네프에는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최원정 감독의 '버드 랩소디'(BIRD RHAPSODY)도 초청을 받았다.
'버드 랩소디'는 욕망을 쫓다 추락하는 자들을 위한 광시곡을 표현했다. 군중이 원하는 바를 상징하는 새를 향해 오르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끝은 추락이다. 한 사람은 이를 깨닫고 다른 방식으로 오르기를 택한다.
"영화제 몇 곳에 작품을 제출했는데, 제일 생각을 안 한 영화제가 칸이다. 그런데 딱 칸에 초청이 되어서 깜짝 놀랐다"는 최원정 감독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제에서 한국인 뿐 아니라 각국의 사람들에게 영화를 더 보여줄 수 있어 감사하다. 소중한 기회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최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혼자 했다. 스태프가 없다"며 1인 제작임을 밝혔고, 직접 영상부터 음악 편집까지 해내 그가 미래에 보여줄 활약에 대한 기대를 모은다.
이어 지난 17일(현지시간),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공식 초청된 영화 '도라'(감독 정주리)가 베일을 벗었다.
전 세계 첫 번째 관객을 마주한 '도라'는 상영 후 약 8분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도라'는 서울을 떠나 한 여름 바닷가 별장으로 향한 한 가족이 머무는 동안, 알 수 없는 병을 앓던 도라(김도연 분)가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되며 모든 것이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도희야', '다음 소희' 등 여성 서사를 다루며 한국에서 가장 떠오르는 감독으로 주목을 받은 정주리 감독이 프로이트의 도라 사례를 영화화 했다.
정주리 감독은 "관객에게 첫 상영을 했다. 어떻게 보실지 긴장도 많이 됐다. (상영 후) 그날 느낀 건, '영화를 끝까지 아주 잘 봐주셨구나'였다"며 "(관객들이) 도라(김도연)와 나미(안도 사쿠라)를 생각하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도 만드느라 너무 힘들었지만, 용기가 나고 응원이 되는 경험이었다"며 칸 상영 소감을 전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화인컷, SusyLagrange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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