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5월 말, 화창한 초여름 날씨를 즐길 날도 그리 길지 않다. 정확히 한 달 뒤면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장대비가 쏟아지는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가 오면 출근길이나 외출 길에 마주하는 길거리 물웅덩이는 아끼는 신발을 순식간에 망쳐놓는 주범이 된다.
걸을 때마다 찌걱거리는 축축한 감촉도 곤욕스럽지만, 진짜 골칫거리는 현관 구석에 그대로 둔 신발에서 피어나는 퀴퀴한 악취와 까만 곰팡이다. 내일 아침에 당장 신어야 하는데 축축한 운동화를 자연적으로 말리자니 사흘 밤낮으로도 부족해 애가 탄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비가 장대처럼 쏟아진 뒤에 후회하면 늦는 법. 세탁소에 지갑을 열지 않고도 집 안에 있는 소품들을 꺼내 단 10분 만에 새로 산 신발처럼 보송보송하게 수분을 날려버릴 번개 건조 비법을 알아본다.
마른 수건 채워 탈수기 3분… 물기 짜내는 번개 건조
물기를 빠르게 말리는 첫걸음은 표면에 남은 수분을 꽉 쥐어짜는 일이다. 먼저 마른 천이나 수건으로 신발 겉면을 꾹꾹 눌러 겉에 고인 물방울을 닦아낸다. 그다음 신발 안쪽에 마른 수건을 돌돌 말아 끝까지 밀어 넣는다.
흔히 구하기 쉬운 신문지를 많이 쓰지만, 신문지 인쇄 잉크가 수분에 녹아 신발 안감에 묻어나 얼룩을 남길 수 있으므로 흡수력이 뛰어난 마른 수건을 채워 넣는 편이 한결 깨끗하다. 신발 속 깊은 곳까지 수건이 꽉 차야 천이 늘어나거나 뒤틀리는 현상도 막을 수 있다.
속을 채운 신발은 다시 한번 마른 천으로 겉을 단단히 감싸 세탁 망에 넣은 뒤, 세탁기 탈수 기능을 이용해 3분에서 5분가량 돌려준다. 이 과정을 거치면 천 조직 깊숙이 배어 있던 수분이 강한 회전력으로 탈탈 털려 나간다.
이때 신발 한 켤레만 넣으면 세탁기 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쿵쿵거리는 소음이 나거나 작동이 멈출 수 있으므로, 다른 수건 몇 장을 함께 넣어 무게 균형을 맞춰주는 요령이 좋다. 다만 지나치게 오랜 시간 세탁기를 돌리면 신발 형태가 아주 망가질 수 있으므로 짧은 시간만 가볍게 돌려야 안전하다.
비닐봉지와 드라이기… 10분 만에 끝내는 온풍 건조법
기본적인 물기를 뺐다면 가장 핵심이 되는 비법인 비닐봉지와 헤어드라이어를 꺼낼 차례다. 탈수를 마친 신발을 비닐봉지 안에 넣기 전, 봉지 양쪽 모퉁이에 가위로 조그만 구멍을 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뚫어준다.
이 구멍은 드라이어가 뿜어내는 뜨거운 바람이 통과하면서 신발 속 축축한 습기를 바깥으로 함께 몰고 나가는 숨구멍이 된다. 비닐봉지 내부가 일종의 작은 건조실 역할을 하면서 열기를 가두어 말리는 속도를 몇 배로 올려준다.
봉지 입구로 드라이어의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으며 5분에서 10분 동안 말려주면 내부 온도가 오르며 수분이 순식간에 날아간다. 이때 뜨거운 바람을 쉬지 않고 계속 틀어놓으면 과도한 열 때문에 신발 창을 붙여놓은 접착제가 녹아 떨어지거나 가죽 천이 쪼그라들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뜨거운 바람을 2분 정도 쐬어준 뒤 잠시 드라이어를 끄거나 찬 바람으로 바꾸어 내부 열을 식히고, 다시 따뜻한 바람을 넣는 과정을 두세 번 되풀이하는 방법이 신발을 상하지 않게 하는 안전한 조치다.
베이킹소다와 숯의 마법… 냄새 주범인 세균까지 완벽 차단
이미 퀴퀴한 냄새가 배어버린 신발은 집 안에 구비된 천연 재료로 깔끔하게 다듬을 수 있다. 가장 손쉬운 도구는 베이킹소다다. 얇은 종이컵이나 작은 주머니에 베이킹소다를 두세 숟가락 담아 신발 속에 넣어두면 악취 성분을 말끔히 빨아들인다. 땀 때문에 산성으로 변한 신발 내부를 베이킹소다의 알칼리 성분이 중화해 주기 때문이다.
밤새 넣어둔 뒤 다음 날 아침에 꺼내 버리면 냄새가 싹 가신다. 찌든 악취가 심할 때는 구멍이 많은 구조를 가진 참숯이나 탈취용 숯을 헝겊에 싸서 넣어두면 축축한 기운과 악취를 동시에 흡수한다. 숯은 나중에 볕에 바짝 말려 다시 쓸 수 있어 경제적이다.
우려내고 남은 녹차 티백이나 커피 찌꺼기도 훌륭한 냄새 차단제가 된다. 다만 커피 찌꺼기는 반드시 프라이팬이나 전자레인지에 돌려 물기를 100% 제거한 뒤 써야 마땅하다. 축축한 상태로 신발에 넣었다가는 어두운 신발 안쪽에서 도리어 곰팡이가 피어나는 화를 부를 수 있다.
아울러 시중에서 파는 탈취 스프레이는 반드시 신발 속이 바짝 마른 상태에서 써야 효과를 본다. 축축한 물기가 남아 있을 때 액체 탈취제를 뿌리면 화학 성분과 물이 뒤섞여 오히려 세균이 살기 좋은 환경이 되고 악취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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