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 뉴스1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이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한 예산 불법 전용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른바 윗선을 겨냥한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의 수사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특검팀은 공사 관련 변경 사항이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보고되고 김 여사의 지시로 각종 추가 시설이 설치된 정황을 구체적으로 포착하고 이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된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의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당초 특검팀은 이날 두 사람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김 전 실장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조사가 불발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김 전 실장과 윤 전 비서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은 주요 사실관계는 인정되나 보석요건을 준수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이는 사실상 3명 모두의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됐다는 판단을 법원이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무자격 업체 선정 및 예산 전용 의혹
김 전 실장 등은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당시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에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관저 업무와 무관한 행정안전부 예산 28억원 상당을 불법 전용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선 직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에 들어가는 비용이 전체 496억원 규모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중 관저 이전 및 리모델링 비용은 25억원이었고 내부 인테리어 명목으로는 14억 40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그러나 이후 실제 공사를 맡은 21그램이 제출한 견적서에는 약 41억 2000만원이 인테리어 비용으로 기재돼 있었다. 당초 계획의 3배에 달하는 비용을 제시한 것이다.
예상 공사 비용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대통령실은 이에 대한 검증이나 조정 절차 없이 그대로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약 과정에서 필수적인 계약서나 설계도 등 관련 문서들도 전혀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늘어난 공사비용을 메우고자 행정안전부를 강하게 압박해 예비비를 불법적으로 전용하고 집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진행된 정부 부처 압수수색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에 예산 집행 관련 압력을 행사한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윤 전 비서관이 행정안전부 측에 기재부 정리 완료라고 보낸 메시지도 직접 확인했다.
김 여사 개입 정황 및 향후 수사 방향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의 신병을 차례로 확보한 특검팀은 이제 수사의 조준선을 윗선으로 옮길 것으로 관측된다.
관저 공사를 총괄했던 21그램은 김 여사가 과거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해당 사무실의 설계와 시공을 맡았던 특수 관계 업체다.
실제 김 여사는 김태영 21그램 대표의 배우자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여사가 21그램이 공사 업체로 최종 선정되는 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진행 상황을 지속해서 보고받으며 공사에 직접 관여했다는 진술도 재판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21그램 전 직원 유 모 씨는 지난달 김 전 비서관 등의 직권남용 혐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여사로부터 수주받게 된 공사이니 잘 끝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유 씨는 2층에 다다미방이 설치된 이유를 묻는 검찰 측의 질문에 김 여사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고도 진술했다. 또한 공사 과정에서 당초 예정에 없던 히노끼 욕조가 추가됐다고도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런 고가의 시설물들이 적법한 심의와 결재 라인을 거쳐 추가된 것인지 아니면 관저를 사유물처럼 여긴 김 여사가 임의로 지시한 결과인지를 철저히 따져볼 방침이다.
아울러 김 전 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정부 부처에 예산 전용을 압박한 실질적 배경에 김 여사 등 윗선의 지시 또는 묵시적 관여가 있었는지도 규명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적법절차를 준수하면서도 관저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으로 인한 이익의 귀결점을 확인하는 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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