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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 좋다지만 반도체 의존 심화로 우려
현대경제연구원은 24일 ‘수출 1조 달러, ’K‘에 달렸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주요 20개 수출 품목 중 지난해 전체 수출 증가율(3.8%)을 웃돈 품목은 8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12개는 제자리이거나 뒷걸음쳤다. 특히 반도체를 빼면 나머지 품목의 수출은 오히려 1.1% 감소했다. 슈퍼 사이클에 힘입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나머지의 부진을 가리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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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과거 한국 수출을 지탱하던 핵심 주력 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인 것은 다행이지만, 거대한 버팀목이 사라지면 경제 성장 동력인 수출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위태로운 구조인 셈이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한때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았던 ‘이차전지(배터리)’다. 글로벌 시장 수요는 여전히 높지만 국산 배터리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시장 등에서 중국산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거센 공세에 밀려 가격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일반기계나 섬유, 패션의류 역시 중국과 베트남 등 저가 경쟁국의 공세에 밀려 전 지역에서 영토를 빼앗기고 있다.
가전제품, 철강, 디스플레이 등은 글로벌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와중에 경쟁에서 밀려 이중고를 겪고 있다. 가전제품은 미국 시장 등에서 중국 업체에 밀려 명성을 잃어가고 있으며, 철강과 디스플레이 역시 중국산 저가 제품의 범람으로 아세안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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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타고 뜨는 소비재, K-콘텐츠가 수출 품목 바꾼다”
화장품과 농수산식품은 글로벌 수요 부진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콘텐츠’의 인기를 업고 한국 식문화와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며 미국,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자체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예람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등은 연간 1조 달러 수출 시대로 가기 위해선 잘 하는 것은 더 잘하고, K브랜드를 육성해 수출 품목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선 반도체와 선박 등 기존에 우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에서는 초격차 유지, 지역별 맞춤형 전략으로 주도권을 유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화장품·농수산식품 등 K브랜드 소비재를 제2의 수출 엔진으로 키우면서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이고 중동·중남미 등 신흥 시장으로 판로를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선임연구원은 “올해도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연간 수출액 1조달러 시대 실현을 위해서는 외형적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질적 성장 기반에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수출 성과가 국내 실물 경기 활성화와 고용창출로 직결될 수 있도록 내수와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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