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은 조금만 신경을 덜 써도 금세 어수선해지기 쉬운 공간이다. 정리를 해보려고 이것저것 수납함을 사보기도 하지만, 우리 집 주방에 딱 맞는 물건을 찾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럴 때는 따로 돈을 들일 필요 없이 주변에서 흔하게 구하는 '페트병'을 사용하면 주방 정리가 한결 수월해진다.
페트병은 칼이나 가위만 있으면 원하는 모양으로 뚝딱 자를 수 있고, 웬만한 무게도 거뜬히 버틸 만큼 튼튼하다. 무엇이 들어있는지 한눈에 보일 뿐만 아니라 뚜껑을 닫아 밀폐 용기로도 쓸 수 있다. 버릴 것 하나 없는 페트병의 알찬 주방 활용법 6가지를 소개한다.
1. 가위 하나로 뚝딱, 맞춤형 조리도구 꽂이와 수저통
페트병의 밑부분을 잘라내면 뒤집개, 국자, 주걱 같은 조리도구를 세워 보관하는 통으로 쓸 수 있다. 페트병은 길쭉해 손잡이가 긴 도구를 꽂아도 쉽게 기울지 않고, 입구 쪽이 좁아 여러 도구를 한데 모아두기에도 알맞다. 플라스틱 재질이라 주방에서 기름이 튀어도 젖은 행주로 가볍게 닦아낼 수 있고, 오래 써서 지저분해졌다면 새 페트병으로 바꿔 쓰면 된다.
수저와 젓가락 보관에도 페트병을 활용할 수 있다. 페트병 바닥에 송곳이나 가위 끝으로 작은 구멍을 몇 개 뚫어두면 물이 아래로 빠지는 수저통이 된다. 씻은 수저를 바로 꽂아도 물이 고이지 않아 냄새가 덜 나고, 투명한 옆면 덕분에 수저 끝에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남았는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 쌀과 밀가루를 벌레 없이 오래 보관하는 페트병 뚜껑 밀봉법
곡물이나 가루 식재료를 봉지째 보관하면 입구가 제대로 닫히지 않아 습기가 들어가기 쉽다. 오래 두면 쌀벌레 같은 벌레가 생길 수도 있다. 빨래집게나 클립으로 봉지 입구를 눌러두는 방법도 있지만, 공기를 꽉 막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이럴 때 페트병 목 부분을 활용하면 봉지 입구를 훨씬 단단하게 닫아둘 수 있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페트병 입구에서 약 5cm 아래 지점을 가위나 칼로 잘라낸다. 쌀이나 밀가루가 담긴 비닐봉지 입구를 잘라낸 페트병 목 안으로 밀어 넣은 뒤, 비닐 끝부분을 바깥쪽으로 뒤집어 나사산 위에 펼쳐준다. 그 위에 페트병 뚜껑을 돌려 닫으면 비닐이 뚜껑과 나사산 사이에 단단히 끼어 공기가 들어갈 틈이 줄어든다. 내용물을 꺼낼 때도 봉지 입구가 페트병에 고정돼 있어 흘릴 걱정이 적고, 원하는 만큼 덜어내기도 쉽다.
쌀벌레는 온도 25도 이상, 습도 70% 이상일 때 빠르게 늘어날 수 있어 입구를 잘 닫아두는 것만으로도 벌레가 생길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고춧가루나 들깨가루처럼 향이 강한 가루류도 뚜껑을 닫아 보관하면 냄새가 냉장고 안에 퍼지는 일을 줄일 수 있다.
3. 냉장고 문 칸을 더 넓게 쓰는 소스 보관법
케첩, 마요네즈, 돈가스 소스처럼 큰 소스 용기는 냉장고 문 칸에서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 용기가 크면 다른 식재료를 넣을 공간도 줄어들고, 내용물이 절반 이하로 남았는데도 큰 통을 그대로 두면 괜히 공간을 낭비하는 느낌이 든다. 이럴 때는 500ml 이하의 작은 페트병에 소스를 옮겨 담아두면 된다.
작은 페트병은 크기가 비슷해 냉장고 문 칸에 여러 개를 나란히 세워두기 좋다. 이렇게 정리하면 같은 공간에 여러 소스를 한눈에 보기 쉽게 넣어둘 수 있고, 투명한 병이라 남은 양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같은 소스를 또 사는 일도 줄어든다. 입구가 좁은 페트병에 담아두면 원하는 만큼 조금씩 따르기 편하고, 무거운 유리병보다 가벼워 꺼내 쓰기도 쉽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처럼 한 번에 많이 쓰지 않는 기름류도 같은 방식으로 담아두면 필요한 만큼 덜어 쓰기 좋다.
4. 밀가루·설탕·소금을 흘리지 않고 덜어 쓰는 깔때기 활용법
페트병 위쪽 절반을 잘라내면 깔때기처럼 쓸 수 있다. 뚜껑을 열고 거꾸로 세우면 밀가루, 설탕, 소금처럼 가루가 날리기 쉬운 재료를 다른 용기에 옮길 때 흘리는 양을 줄일 수 있다.
시중에서 파는 플라스틱 깔때기와 쓰임새가 비슷해 따로 사지 않아도 된다. 고춧가루나 카레 가루처럼 색과 냄새가 쉽게 남는 재료를 옮긴 뒤에는 새 페트병으로 바꿔 쓰면 다음 재료에 냄새가 배지 않는다.
5. 냉동 보관 용기로 활용하는 방법
페트병은 냉동실에 넣어도 쉽게 찌그러지지 않아 국물이나 육수, 스톡을 나눠 얼려두는 용기로 쓰기 좋다. 한 번에 많이 끓인 사골 육수나 멸치 육수는 500ml 페트병에 나눠 담아 냉동실에 넣어두면, 필요할 때마다 한 병씩 꺼내 녹여 쓸 수 있다. 양이 정해져 있어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도 맞춰 쓰기 쉽고, 남은 육수를 다시 얼렸다 녹이는 번거로움도 줄어든다. 지퍼백에 담아 얼릴 때보다 세워두기 쉬워 냉동실 안도 덜 어수선해진다.
다만 아무 페트병이나 쓰기보다는 탄산음료 병처럼 두께가 있는 것을 고르는 편이 좋다. 액체는 얼면서 부피가 늘어나기 때문에 병을 가득 채우면 뚜껑이 열리거나 병이 부풀 수 있다. 페트병에 육수를 담을 때는 전체 용량의 80% 정도만 채워 여유 공간을 남겨두는 것이 안전하다.
6. 작은 식재료 소분 보관과 주방 정리 마무리
마늘, 생강, 청양고추처럼 매번 조금씩 꺼내 쓰는 식재료는 냉장고 안에서 자리를 잡기 애매할 때가 많다. 이런 재료를 손질한 뒤 페트병에 나눠 담아두면 꺼내 쓰기 편하고, 냉장고 안에 세워두기도 쉽다. 병 겉면에 유성 매직으로 날짜를 적어두면 언제 담았는지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말린 표고버섯, 건새우, 다시마 조각처럼 습기에 약한 재료도 페트병에 담아 뚜껑을 닫아두면 눅눅해지는 일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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