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상식 못지 않은 라인업을 자랑하는 솔로파티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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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시상식 못지 않은 라인업을 자랑하는 솔로파티에서 생긴 일

에스콰이어 2026-05-24 00:00:01 신고

“자신과 가장 닮은 연예인 이름을 명찰에 써주세요. 없으면 옆에 앉은 분들이 골라줘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저희 파티는 빠르게 친해지기 위해 서로 편하게 반말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려요.” 솔로파티 ‘플로우’를 운영하는 박주호 대표가 파티룸에 모인 사람들 앞에 서서 한 말이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약 40명의 남녀는 부지런히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

손석구, 한소희, 카리나, 주지훈 등 이름만 놓고 보면 얼마 전 열린 백상예술대상 못지않다. 테이블에는 남자 4명과 여자 3명이 앉아 있었는데 여자 2명은 함께 파티를 신청한 친구 사이였다. 파티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에선 자신의 이름, 나이, 직업을 말하지 않는 게 룰이다. 그 말인즉슨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대충 이런 식으로 대화를 나누었다는 뜻이다. “석구야 안녕. 넌 어디 살아?” “와 근데 너 진짜 한소희 닮았는데?” “카리나는 MBTI가 뭐야?”

벌써부터 기가 빨리는 느낌이 들면 곤란하다. 여기까진 워밍업에 불과하다. 가벼운 자기소개가 끝나자 박주호 대표가 다시 사람들 앞에 섰다. “지금부터 업다운 밸런스 게임을 할 거예요. 스크린에 나오는 밸런스 게임 문항을 보고 동의하면 업, 동의하지 않으면 다운으로 손가락을 표시하면 됩니다. 이 때 숫자가 더 적은 쪽이 술을 마시고요.” 화면에 뜬 문항은 대체로 남녀 관계에 대한 내용으로 ‘베프가 내 여자 친구랑 1박 2일 여행 가기 vs. 애인이 전 여친이랑 단둘이 술 마시기’ 같은 식이다. 투표 결과 전자가 5명, 후자가 2명이라면 2명이 술을 마신다.

가볍게 술기운이 돌고 나면 본격적인 플러팅이 시작된다. 참가자가 돌아가며 쪽지를 뽑은 후 쪽지에 적힌 미션을 수행한다. 미션은 우스꽝스러운 것부터 짓궂은 것까지 다양하다. 예를 들어 ‘지금 당장 같이 나가고 싶은 사람이랑 짠하기’나 ‘제일 마음에 드는 사람한테 술을 받아서 두 번째로 마음에 드는 사람이랑 러브샷’ 같은 것들이다.

이런 식의 게임이 약 3시간가량 이어진다. 참여하기 전에는 3시간이 길어 보이지만, 직접 참여해보면 순식간에 시간이 흐른다는 걸 알 수 있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술이다. 솔로파티는 술이 무제한이고 각종 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조절하지 않고 마시다간 취하기 십상이다. 두 번째는 로테이션이다. 정해진 시간마다 참가자들의 자리를 뒤섞어 새로운 이성과 만날 기회를 늘린다. 이날 파티에 참석한 여성이 20명이었으니 한 사람과 5분씩만 이야기하더라도 최소 100분이 필요하다.

2부는 더 저돌적이다. 1부에선 말할 수 없었던 이름과 나이, 직업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진행하는 게임도 한층 더 자극적이다. ‘자리뺏기’가 대표적이다.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가서 그 옆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너 비켜!’라고 말한다. 그럼 지목을 받은 사람이 둘 중 자신의 옆에 앉히고 싶은 사람을 고른다. 이때 춤이나 노래 같은 매력 발산의 시간을 갖는다. 이쯤 되면 당사자도 구경하는 사람도 도파민이 펑펑 뿜어져 나온다.

“다시 대학생이 된 것 같아요.” 여러 종류의 솔로파티에 가봤다는 93년생 이진혁(가명) 씨의 말이다. 그는 무척 동안인 편에 속해서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 모두가 그의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랄 정도였다. “30대 중반쯤 되면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도 많아지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줄어들잖아요. 근데 여기에 오면 꼭 여자 친구를 만들지 않더라도 즐겁게 웃고 떠들면서 술을 마실 수 있어서 좋아요.” 그러자 옆에 있던 97년생 수영 강사 강형철(가명) 씨도 한 마디 거들었다. “요즘 물가가 올라서 친구랑 저녁 식사 겸 가볍게 한잔해도 5만~6만원은 쉽게 깨져요. 근데 솔로파티 참가비가 5만원이면 솔직히 완전 이득이죠. 배도 채우고 술도 마시고 여성분들이랑 놀기도 하니까요.”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하면 위와 같은 형태의 솔로파티를 운영하는 곳이 수십 개다. 검색조차 귀찮다면 ‘문토’나 ‘프립’ 같은 앱을 통해 솔로파티 정보만 한눈에 보는 것도 가능하다. 규모가 큰 곳은 한 회차당 참가자가 200명이 넘는 곳도 있다. 아무리 솔로파티가 인기라지만, 매번 참가자를 모으는 게 어렵진 않을까? “게스트가 있어요. 운영 스태프들이 외모가 뛰어나거나 잘 노는 사람들을 발견하면 따로 번호를 저장해놔요. 간혹 인원이 부족하면 그 사람들한테 연락해서 돈 안 받을 테니 놀러 오라고 하는 거죠” 대규모 솔로파티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는 서미라(가명) 씨의 말이다.

직장에 다니면서 부업으로 매주 금요일 와인 파티를 운영하고 있는 ‘페어링 스튜디오’의 이석현 대표는 아예 업체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DM으로 연락이 와서 자신들이 외모와 직업이 출중한 사람들의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으니 파티에 인원이 부족하면 사람들을 알선해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왠지 사기 같기도 하고 의심스러워서 차단했어요.” 그가 운영하는 와인 파티는 앞서 설명한 솔로파티와 결이 조금 다르다. “저도 여러 솔로파티를 가봤는데, 어지간한 인싸가 아니면 버티기 힘들 것 같더라고요. 진득하니 상대방을 알아가기엔 분위기가 너무 붕 뜬 것 같고요. 그래서 전 퀄리티 있는 와인을 마시면서 도란도란 이야기할 수 있는 진중한 분위기의 파티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석현 대표의 말이다.

끝으로 어떤 파티를 가더라도 반드시 기억해야 할 노하우 한 가지를 공개한다. “굳이 튀려고 하지 마세요. 당신이 MC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종종 어색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 참가자가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득보다 실이 많은 선택이라는 게 박주호 대표와 이석현 대표가 오랫동안 파티를 운영하며 얻은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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