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지난 6일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소방관 2명이 당시 심경을 털어놓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왕소방서 백운119안전센터 소속 박영수 소방장과 현장 지휘단 김현승 소방교가 23일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그날을 회고했다.
경기장 인근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시작된 이 화재는 kt wiz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도중 발생했다. 외야석에서 가족과 함께 경기를 즐기던 두 사람은 경기장 내부로 스며드는 뿌연 연기를 발견하자 지체 없이 현장으로 향했다.
박 소방장은 아내에게 아이를 부탁한 뒤 김 소방교와 함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고 전했다. 현장에 도착한 두 사람은 자신들의 신분을 주변에 밝힌 후 kt 직원들과 협력해 소방 호스를 직접 잡았다.
"소방차 도착 전까지 불길 확산을 저지하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박 소방장은 설명했다. 정규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하자 이들은 호스를 인계하고 한발 물러섰다.
신속한 초동 대응 덕분에 화재는 26분 만에 완진됐고 인명 피해도 없었다. 경기 지연 시간이 약 23분에 그친 점에서 두 소방관의 개입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kt 구단은 이들의 헌신에 보답하고자 23일 NC 다이노스전에 시구·시타자로 초청장을 보냈다. 박 소방장은 "아내가 농담처럼 시구 제안이 올 것 같다고 했는데 실제로 연락을 받아 무척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주일 응원단장에게 투구 요령까지 전수받았지만 본 무대에서는 공이 크게 빗나가 아쉬움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김 소방교 역시 "연습 영상을 수없이 돌려봤지만 마운드에 서니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다"며 웃었다.
kt 열혈 팬이기도 한 두 사람은 각자 좋아하는 선수에게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안현민 선수 팬인 박 소방장은 조속한 복귀를 기원했고, 김현수 선수를 응원하는 김 소방교는 "기록보다 안타 한 방이 먼저"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박 소방장은 "아이와 함께 오기 좋은 구장"이라며 평일 방문 의사를 내비쳤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