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우유 압박에 소비 감소까지···‘생존절벽’ 유업3사, 각자도생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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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우유 압박에 소비 감소까지···‘생존절벽’ 유업3사, 각자도생 향방은?

이뉴스투데이 2026-05-23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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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우유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우유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원유 가격 동결로 단기 원가 부담을 덜어낸 국내 유업계가 수입산 멸균우유 침공과 수요 악화라는 다중 악재라는 암초를 만나며 새로운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무관세를 앞세운 외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높이며 시장 침탈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흰우유 소비 기반까지 약화되면서 사업 전략의 대대적인 재편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이에 유업 3사는 각 사만의 경쟁력을 필두로 한 고부가 전략, 판로 확대 등 새로운 생존법을 모색하며 위기상황에 대응한 각자도생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음용유용 리터당 원유 가격은 1084원으로 동결됐다. 원유 생산비 변동 폭이 가격 협상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유업계는 원유값 인상 부담을 한 차례 덜었다. 다만 미국산 멸균우유가 올해부터 무관세로 들어오고 유럽산 제품도 7월부터 관세가 사라지면서 우유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수입량 역시 지난 2021년 2만3119t에서 2025년 5만740t으로 늘며 처음으로 5만t을 넘어섰다.

원유값 동결에도 국내 유업계의 부담은 여전하다. 사료비와 관리비 등 생산비 부담이 높은 국내 원유 특성상 관세 철폐로 가격 경쟁력을 더한 수입산 멸균우유와 정면으로 맞붙기 힘든 구조적 한계가 뚜렷해 경쟁 우위를 점막이 어려워졌다.

이 같은 가격 열세 속에서 흰우유 소비 기반마저 해마다 약화되며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2.9㎏으로 전년 25.3㎏보다 9.5% 줄어들며 낙폭이 한층 가팔라졌다. 일반 시유 판매량이 줄어들수록 유업체는 발효유, 치즈, 단백질, 식물성 음료, B2B 원재료 등에서 수익성을 보완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

소비 감소는 잉여 원유 처리 부담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원유는 유통기한이 짧아 남는 물량을 분말화하거나 다른 제품에 투입해야 하지만, 국내 원유 가격이 워낙 높아 이를 분말화하더라도 수입 분말 대비 원가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실제 유업사 측은 남는 우유를 분말화해 일부 제품에 쓰고 있으나, 수입 분말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낮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시유 매출이 꺾이는 상황에서 남는 원유를 처리할수록 손실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는 시유 시장 둔화를 보완할 수 있는 제품군과 판로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카페와 베이커리 등 업소용 채널은 이 가운데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영역이다. 국내 우유 B2B 시장 규모는 2020년 4120억원에서 지난해 6240억원으로 확대됐다. 신선도가 중요한 카페용 우유와 크림, 치즈, 디저트 원료 수요가 늘면서 유업체들의 공급 전략도 세분화되고 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단순 시유 중심으로는 저렴하게 들어오는 수입 멸균유와 대체우유에 대응하기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며 “디저트와 프리미엄 베이커리 시장이 커지는 만큼, 맛과 신선도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유제품 B2B 비즈니스가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유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유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품군과 판로 다변화가 생존의 조건으로 떠오르면서 유업 3사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다만 국산 원유 기반과 기존 포트폴리오, 실적 회복 과제 등 각사가 처한 사업 구조에 따라 구체적인 해법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우유는 품질과 납기 등 B2B 공급 대응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수입 멸균유가 B2B 시장을 위협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신선도가 핵심인 만큼 국산 살균 신선우유 수요가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유 소비 감소에 대응해서는 발효유와 치즈, 디저트 등 우유 기반 파생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미국 냉동 크림도넛, 동남아 유아용 치즈류 등 고급화된 가공 유제품 중심으로 판로를 넓히며 현지 수요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매일유업은 백색우유 부문 부담을 비시유 제품군으로 보완하는 전략이 뚜렷하다. 시유 자체의 수익성이 낮고 원유 잉여 부담까지 발생하는 만큼 발효유와 식물성 제품, 조제분유, 단백질 등 가공·기능성 제품군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백색우유 부문에서는 원유 잉여로 손실이 발생했지만 발효유와 식물성 제품, 조제분유 판매 호조가 이를 상쇄하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6% 증가한 188억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은 락토프리 등 품질 차별화 제품과 직접 수출 모델을 돌파구로 삼았다. 수입 멸균유와 단가 경쟁을 벌이기 어려운 만큼 가공유, 발효유, 단백질 음료 등 직접 제조하는 제품군 전반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에이전시를 거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베트남 푸타이홀딩스와 직접 계약을 맺고 분유와 어린이 치즈 등을 수출하고 있다. 현지 가격 저항선과 마케팅 효과, 영업 현황을 본사가 직접 확인해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사업 재편 속에서 올해 1분기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1% 늘어난 164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같은 압박을 받는 유업 3사의 해법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갈리고 있다. 수입산 유제품 확대와 흰우유 소비 둔화가 이어질수록 유업체의 승부처는 단순 시유 판매량이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 비시유 제품군, B2B·수출 채널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느냐로 옮겨갈 전망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수입 멸균유 확대와 소비 감소로 시장 경쟁이 한층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신선도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발효유, 치즈, 디저트류 등 우유 기반 제품군을 강화하고 수출 품목도 넓히며 세분화되는 수요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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