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노령연금을 함께 받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이 받는 평균 연금액은 중·고령층이 예상하는 적정 노후 생활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적인 수급자 규모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부부의 실질적인 노후 소득 보장 수준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령연금을 동시에 수령하는 부부 수급자는 이달 기준 93만 853쌍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 가운데 28.5%에 해당하는 수치다. 부부 동시 수급자는 2020년 42만 8천 쌍에서 2022년 62만 5천 쌍, 2024년 78만 3천 쌍으로 꾸준히 늘어났으며, 6년 만에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는 과거에 비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활해진 데다 소득이 없는 경우에도 미래를 대비해 국민연금에 자발적으로 임의가입하는 등 가입 이력을 확보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성 임의가입자 수는 2005년 2만 명에서 2020년 30만 8천 명으로 급증했으며, 10년 이상 가입자 중 여성 비율도 2018년 31.8%에서 2024년 40.3%로 지속해서 늘었다.
그러나 부부가 함께 연금을 받더라도 이들이 손에 쥐는 금액은 실제 노후 생활을 영위하기에 부족한 실정이다. 이달 기준 부부 합산 평균 연금액은 월 120만 원이다. 이는 2020년의 81만 원과 비교하면 1.5배가량 많아진 금액이지만 고령층의 주관적 기대치와는 큰 격차가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의 2024년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제10차 부가 조사 결과를 보면 50세 이상 중고령자가 생각하는 부부 기준 최소 생활비는 월 216만 6천 원이며, 적정한 생활을 위해 필요한 적정 생활비는 월 298만 1천 원에 달한다. 현재 부부 수급자의 합산 평균 연금액인 월 120만 원은 부부 최소 생활비의 55.4% 수준에 불과하며, 적정 생활비와 비교하면 40.2%에 머무르는 수치다.
수급액 구간별로 살펴보면 부부간의 연금 격차와 영세성도 두드러진다. 합산 연금액이 월 100만 원 미만인 부부가 42만 2천226쌍으로 전체 부부 수급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00만 원 이상에서 200만 원 미만을 받는 부부는 40만 6천593쌍이었다. 결과적으로 전체 부부 수급자의 약 89%가 한 달에 둘이 합쳐 200만 원도 안 되는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는 셈이며, 이는 부부 최소 생활비 기준인 216만 6천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가입 기간을 길게 유지해 높은 연금을 받는 부부도 존재한다. 200만 원 이상에서 300만 원 미만을 받는 부부는 9만 5천398쌍이었고, 300만 원 이상을 수령하는 부부는 6천636쌍으로 집계됐다. 300만 원 이상 수령 부부는 2017년 최초로 3쌍이 탄생한 이후 2020년 70쌍을 거쳐 2026년 5월 기준 2020년 대비 약 95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 중 400만 원 이상에서 500만 원 미만은 442쌍이며 500만 원 이상을 받는 부부는 5쌍이다.
분석 결과, 연금액을 키우는 핵심 요인은 가입 기간인 것으로 확인됐다. 월 300만 원에서 400만 원 미만을 받는 부부의 평균 합산 가입 기간은 670개월로, 월 100만 원 미만을 수급하는 부부의 평균 가입 기간인 293개월보다 2.3배 길었다. 전체 부부 수급자의 평균 가입 기간은 389개월이다.
실제 사례를 보면 부부 합산 최장 가입 기간을 기록한 부부는 총 902개월 동안 가입해 남편이 월 159만 원, 아내가 월 129만 원을 받아 합산 약 288만 원을 수령하고 있다. 이들은 1988년 제도 도입 시점부터 가입해 60세 이후에도 가입을 이어가는 임의계속가입과 과거 미납금을 내는 반납 및 추납 제도를 활용해 기간을 늘렸다.
부부 합산 최고 연금액은 월 554만 원으로 두 명이 합산 677개월 가입했으며, 연금 수령 시기를 5년 늦추는 연기 수급을 신청해 수령액을 높였다.
보건복지부는 소득이 없더라도 임의가입 등 국민연금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부부가 함께 미래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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