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X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월가 대형 투자은행들 사이에서 대표 주관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막대한 수수료와 향후 사업 기회를 둘러싼 물밑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페이스X가 최근 공개한 IPO 투자설명서에서 Goldman Sachs가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며 사실상 대표 주관사 역할을 맡게 됐다. 월가에서는 이를 ‘리드 레프트(lead left)’로 부르며, IPO 과정에서 핵심 주도권을 갖는 자리로 평가한다.
이어 Morgan Stanley가 두 번째로 기재됐으며, Bank of America와 JPMorgan Chase 등 20여 개 금융기관도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명단 순서가 단순 알파벳 배열일 가능성도 제기하며, 모건스탠리 역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PO 주관사는 기관 및 개인 투자자를 모집하고 상장 초기 주가 안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이번 스페이스X IPO의 경우 주관사들에게 지급될 수수료만 약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표 주관사를 맡은 골드만삭스가 가장 큰 몫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대표 주관사는 단순 수수료 수익 외에도 향후 기업 대출, 자문 계약, 자산관리 고객 유치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실익 모두 큰 자리로 평가된다.
투자은행 B. Riley Securities의 브라이언트 라일리 회장은 “엄청난 진흙탕 싸움(dogfight)이었을 것”이라며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에게 선택받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경제지 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IPO 계획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투자설명서 초안 작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Tesla와 SolarCity 상장도 주도했던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 측에서는 과거 일론 머스크와 함께 정부효율부(DOGE) 활동을 했던 마이클 그라임스가 협상 과정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IPO 주관사 후보군에 포함되기 위해 머스크의 AI 기업 xAI의 챗봇 서비스인 Grok 사용 계약에 수천만 달러를 지출하기로 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NYT는 이러한 경쟁 구도가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OpenAI와 Anthropic 등 주요 AI 기업들도 이르면 올해 말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스페이스X는 이번 IPO를 통해 최대 750억 달러(약 115조원)를 조달하고, 상장 후 기업가치는 약 1조5000억 달러(약 2250조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종목 코드는 ‘SPCX’이며, NASDAQ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 초 투자설명회(로드쇼)를 거쳐 오는 12일 전후 상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Copyright ⓒ 뉴스비전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