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계약했지만, 기아 출고했죠"... 한국인 33%, 프리미엄 포기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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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계약했지만, 기아 출고했죠"... 한국인 33%, 프리미엄 포기한 이유는?

오토트리뷴 2026-05-22 14:26:09 신고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자동차를 살 때 소비자의 ‘희망’과 ‘현실’ 사이에는 얼마나 큰 괴리가 존재할까. 억눌렸던 보복 소비가 끝나고 고금리·고물가 한파가 자동차 시장을 덮치면서, 눈높이를 낮춰 ‘현실과 타협’하는 소비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수입차를 꿈꾸던 소비자 3명 중 1명은 결국 최종 결제 단계에서 국산 대중차의 문을 두드렸다.

수입차를 구입하려다가 쏘렌토를 선택한 소비자 /사진=오토트리뷴 AI
수입차를 구입하려다가 쏘렌토를 선택한 소비자 /사진=오토트리뷴 AI

22일 자동차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The Say-Do Gap(구입의향과 실제 행동의 차이)’ 심층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프리미엄 브랜드와 수입차의 계획 실현율이 대중차·국산차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2024년 새차 구입 계획을 밝힌 소비자 3만 1852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현실의 벽 높았다"… 프리미엄·수입차 이탈자 속출

조사 결과 대중차 브랜드를 사겠다고 마음먹었던 소비자의 95%는 실제 대중차를 구매했고, 국산차 의향자 역시 94%가 계획을 그대로 이행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직판제 전환 후 첫 번째 차량 인도식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직판제 전환 후 첫 번째 차량 인도식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반면 프리미엄 브랜드를 사겠다던 소비자의 계획 실현율은 67%에 그쳤고, 수입차 역시 71%만이 당초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프리미엄이나 수입차를 넘보던 소비자 10명 중 3명은 막판에 지갑 사정을 고려해 대중차·국산차로 ‘하향 선택(Downgrade)’을 한 셈이다.


압승한 BMW  vs 무너진 벤츠…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3강(BMW·벤츠·제네시스)의 희비도 극명하게 갈렸다. 당초 계획대로 차를 산 비율(실현율)은 BMW가 65%로 가장 높았고, 메르세데스-벤츠(52%), 제네시스(42%) 순이었다.

BMW 동탄 전시장 /사진=BMW 그룹 코리아
BMW 동탄 전시장 /사진=BMW 그룹 코리아

눈길을 끄는 것은 수입차 양강인 BMW와 벤츠의 이탈 구도다. 벤츠를 사려다 BMW로 돌아선 비율은 13%에 달한 반면, BMW를 사려다 벤츠로 간 비율은 2%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24년 8월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벤츠 브랜드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이 소비자 심리에 장기적인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경우 실현율 자체는 42%로 가장 낮았으나, 이탈자의 대부분(39%)이 현대차나 기아 등 현대차그룹 내 다른 브랜드를 선택해 ‘집안 단속’에는 성공한 모양새다.

쏘렌토 /사진=기아
쏘렌토 /사진=기아

특히 벤츠와 BMW에서 이탈한 소비자들이 현대차보다 기아를 월등히 많이 선택한 점(벤츠 이탈자의 17%가 기아 선택)도 흥미롭다. 고급 수입차 선호 소비자들이 현대차 브랜드에 가지는 미묘한 거부감이 기아라는 대안으로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형 세단'의 몰락… 도로 위는 RV 세상

차종과 차급에서는 ‘실용성’과 ‘대형화’ 트렌드가 뚜렷했다. 레저용 차량(RV)을 사려던 소비자의 91%는 변동 없이 RV를 샀지만, 세단 의향자의 실현율은 73%에 머물렀다.

가장 강세를 보인 차급은 ‘중형 RV’로 81%의 압도적인 실현율을 기록했다. 반면 과거 패밀리카의 교과서로 불리던 ‘중형 세단’의 실현율은 55%로 전체 속성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형 세단을 사려던 소비자 절반 가까이가 대형 차급이나 RV로 갈아탄 것이다.

쏘렌토 /사진=기아
쏘렌토 /사진=기아


출고 대기와 가격 저항… ‘하이브리드의 역설’

연료 타입에서는 최근 시장의 대세로 꼽히는 하이브리드(HEV)의 약점이 노출됐다. 가솔린과 순수 전기차(EV)의 계획 실현율이 각각 71%를 기록한 반면, 하이브리드는 63%에 그쳤다.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시들해졌다기보다는, 여전히 비싼 차량 가격과 수개월에서 1년에 달하는 악명 높은 출고 대기 기간 탓에 지친 소비자들이 가솔린 등 즉시 출고가 가능한 내연기관으로 발길을 돌린 ‘현실적 제약’ 때문으로 분석된다.

모델 Y L /사진=테슬라
모델 Y L /사진=테슬라


실제 구매 시, 소비자들이 보는 핵심은?

마케팅에서 소비자의 말(의향)과 행동(구매)의 차이를 뜻하는 'Say-Do Gap'은 기업들의 가장 큰 숙제다.

이번 데이터는 경기 침체기 속에서 소비자들이 결국 프리미엄이라는 '환상'보다 가성비와 실용성이라는 '현실'을 택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테슬라 모델 Y L /사진=양봉수 기자
테슬라 모델 Y L /사진=양봉수 기자

수입차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프로모션이나 가격 정책 변화 없이는 이 탈출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반대로 국산차도 가격을 거침 없이 인상하고 있는데, 이런 이유로 빈틈을 파고든 중국산 테슬라가 브랜드 이미지와 가성비, 실용성을 챙겨 월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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