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외국인 94조 팔았는데 지분율은 '사상 최고 근접'…AI 반도체 쏠림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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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외국인 94조 팔았는데 지분율은 '사상 최고 근접'…AI 반도체 쏠림의 역설

폴리뉴스 2026-05-22 13:59:48 신고

21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606.64포인트(8.42%) 오른 7,815.59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606.64포인트(8.42%) 오른 7,815.59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대규모 매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코스피 내 외국인 지분율은 오히려 상승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주 급등으로 보유 자산 가치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매도 속도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은 39.43%로 집계됐다. 연초(36.67%) 대비 상승한 수치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94조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시가총액 기준 지분율은 오히려 확대됐다.

이는 코로나19 급락기였던 2020년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당시 외국인이 약 44조원을 순매도하자 지분율도 37.7%에서 31.4%까지 하락했지만, 이번에는 정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를 '탈한국' 신호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글로벌 자산 배분에 따른 리밸런싱(비중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반도체주의 급등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하나증권은 "외국인이 단순히 연초 수준 지분율을 유지하려 했다면 약 230조원 규모의 매도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현재 매도는 급등한 반도체주 중심의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외국인 자금의 상당수는 글로벌 운용사와 헤지펀드, 액티브 ETF 등 기관 자금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 철수보다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글로벌 지수 변화도 변수다. MSCI는 최근 정기 리뷰에서 신흥국 지수 내 한국 비중을 15.4%에서 21.7%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 약 1조4000억원 이상이 국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의 구조적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약 2조 달러로 한국 GDP를 웃도는 수준이며, 코스피 내 비중도 48~49%에 달한다. 2024년 말 약 23%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이처럼 특정 종목 쏠림이 심화될수록 외국인의 반복적인 차익 실현 매매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지수 전체가 소수 종목에 좌우되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시대에는 소수 승자 기업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분산투자를 하면 수익률에서 뒤처지고, 집중투자를 하면 변동성 리스크가 커지는 구조적 딜레마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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