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회상담협회는 5월 16일 감리교신학대학교 웨슬리채플에서 'AI와 목회상담'을 주제로 2026년 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권진숙 회장(앞줄 가운데)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목협 제공)
인공지능(AI)이 상담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되는 시대 속에서 인간의 마음과 영혼을 돌보는 목회상담의 본질과 역할을 다시 묻는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한국목회상담협회(한목협)는 5월 16일 감리교신학대 웨슬리 채플에서 'AI와 목회상담: 지금 여기에서 인간의 마음과 영혼을 다시 묻다'를 주제로 2026년 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기술 발전이 상담 현장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고통받는 이와 함께 하는 '치유적 현존'은 대체할 수 없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행사는 성찬식이 포함된 개회예배로 시작됐다. 홍구화 부회장(합동신학대학원대)의 사회로 진행된 예배에서 권진숙 회장은 'AI시대, 치유적 현존으로의 부르심'을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AI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감정을 모방하며 상담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지만 함께 고통을 견디고 머물러 주는 존재는 아니다"며 "목회상담은 답을 주는 기술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함께 머무는 사랑의 현존"이라고 강조했다.
오승훈 박사(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5월 16일 한국목회상담협회 봄 학술대회에서 'AI와 목회상담: 지금 여기에서 인간의 마음과 영혼을 다시 묻다'를 주제로 첫 번째 주제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한목협 제공)
▲주제강연 통해 AI 시대 목회상담 과제 조명
첫 강연에서는 오승훈 박사(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지금 여기에서 인간의 마음과 영혼을 다시 묻다'를 주제로 학술 논의의 문을 열었다. 오 박사는 요한복음 1장의 '로고스(Logos)' 개념을 AI의 '잠재공간(Latent Space)'과 연결해 "AI가 학습한 잠재공간은 창조 질서 안에 부분적으로 드러난 의미 구조일 뿐, 그 자체가 근원이 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생성형 AI가 인간의 인지·감정·행동을 재편하고 있다며 '완벽한 모방 → 무비판적 수용 → 능력의 퇴화'로 이어지는 3단계 인지 퇴화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김용민 박사(한국침례신학대)가 5월 16일 한국목회상담협회 봄 학술대회에서 'AI 상담의 윤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한목협 제공)
이어 김용민 박사(한국침례신학대)는 'AI 상담의 윤리'를 주제로 AI 활용 실태와 인식·실천 격차를 분석했다. 김 박사는 2026년 4월 목회상담자 8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 결과를 토대로 생성형 AI가 상담 준비와 자료 생성, 축어록 요약, 개입 방향 구상 등 실제 상담 업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성형 AI가 상담 과정에 개입하면서 기존 윤리강령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목회상담에서는 일반 상담윤리와 함께 신학적 분별 기준과 성육신적 현존의 의미, 최종 판단 책임의 주체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세션에서는 김기철 박사(감리교신학대)와 허정윤 박사(서울대 교육종합연구원)가 각각 AI 문화를 넘어서는 마음 돌봄과 영혼 돌봄, 관계적 환영과 케노시스적 분별을 주제로 강연했다.
권진숙 한국목회상담협회 회장(왼쪽)이 5월 16일 봄 학술대회에서 2026년 상반기 자격증 취득자에게 자격증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한목협 제공)
▲대학원생 연구발표·자격증 수여 이어져
대학원생 아이디어 공모전에서는 AI를 '전상담의 동반자' 또는 관계 형성을 위한 다리로 활용하는 다양한 연구가 발표됐다. 참가자들은 마르틴 부버의 관계 개념과 노년 신앙인의 애통 서사 회복 등 신학적 틀을 AI 기술과 접목하는 시도를 선보였다.
강연 이후에는 2026년 상반기 자격증 취득자 44명에 대한 수여식도 진행됐다.
한목협 관계자는 "이번 학술대회는 목회상담의 비전에 공감하는 지교회와 상담 유관 기관들의 협력, 회원들의 후원과 자발적인 봉사가 더해져 가능했다"며 "상담사들의 사유를 넓히고 현장의 깊이를 더하는 계기가 된 만큼 앞으로도 한 영혼을 끝까지 품는 사랑의 현존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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