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최대? SK스퀘어 포함...경쟁사보다 낮아
'출시 1년 미만 펀드' 과거 실적 게시...규정 위반
정부, 과장광고 단속.제재 강화 기조
이석원 신한자산운용 대표 /신한금융 홈페이지 갈무리
[포인트경제] 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허위·오인 유도 광고에 무관용 원칙을 천명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이석원 신한자산운용 대표 체제의 '신규 ETF 비중 부풀리기 및 광고 규정 위반 사건'을 계기로 향후 신상품·마케팅 심사 기준과 감시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석원 대표, 출범 석 달 만에 마케팅 리스크
앞서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1월 이석원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을 새 지휘봉을 잡을 대표이사로 낙점했다. KB자산운용 출신인 조재민 전 대표에 이어 외부 전문가를 수장으로 맞이한 인사였다.
그간 신한자산운용의 간판 브랜드인 'SOL ETF'는 조 전 대표 체제 아래서 기록적인 성장 궤도를 그려왔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7211억원 규모였던 순자산은 지난 2025년 말 12조572억원으로 수직 상승했고 현재는 2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시장 점유율 역시 지난 2022년 말 0.92%에서 올해 4% 선을 가뿐히 넘어서며 대형사들의 전유물이었던 업계 5위 자리에 탄탄하게 안착했다.
그러나 전임 대표의 눈부신 성장판을 물려받은 이석원 호는 출범 불과 석 달 만에 마케팅 리스크에 직면했다. 논란의 중심엔 상장 첫날 개인 순매수 1위를 기록하며 하루만에 530억원을 쓸어담은 'SOL AI반도체TOP2플러스'가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3월 1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시켰다. 당시 사측은 삼전·닉스의 편입 비중이 65%에 달해 업계 최고 수준임을 부각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노출도는 40%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I 메모리 시장 호황을 적중한 마케팅으로 해당 ETF 는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삼전·닉스 최대? SK스퀘어 15% 포함...경쟁사보다 비중 낮아
하지만 화려한 흥행 뒤에 가려진 포트폴리오의 실체가 드러나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65%에 달한다는 반도체 쌍두마차의 편입 비중은 사실상 직접 투자 비중이 50%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 40%가 지주사인 SK스퀘어 15%를 포함한 비중이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편입 비중과 실질 노출도는 명백히 다른 개념이며, 지주사 편입분까지 직접 투자 비중으로 묶어 포장한 것은 명백한 과장 광고라고 질타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외에도 복수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어, 다른 자회사 실적과 지주사 할인 요인이 겹치면 주가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는 탓이다. 하이닉스 40% 집중 투자라는 문구만 믿고 진입한 개인 투자자들은 예상치 못한 수익률 괴리를 마주칠 위험성이 거론됐다.
게다가 해당 상품의 '최대 비중'이라는 수식어마저 사실이 아니었다. 조사 결과 실제 반도체 쌍두마차 순수 편입 비중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상장일 기준 52.72%)이나,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AI반도체TOP3+(51.07%) 등 주요 경쟁사 상품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시 1년 미만 펀드' 과거 실적 게시 광고...규정 위반
여기에 더해 금융투자협회의 광고 규정 위반 사실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출시된 지 1년이 지나지 않은 신규 펀드는 과거 운용 실적을 인용해 광고할 수 없다. 그런데 신한자산운용은 상장 전 공식 블로그 등에 해당 ETF가 추종하는 기초지수의 과거 수익률을 무분별하게 게시하며, 투자자들에게 마치 해당 상품의 실제 운용 성과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비중 왜곡과 위법성 마케팅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3월 19일 결국 고개를 숙였다. 사측은 보도자료 정정 안내문과 함께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전방위 진화에 나섰으나, 단기 흥행 유치에 매몰돼 투자자와의 신뢰 자본을 저버렸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웠다.
과장광고 제재 강화기조...이 대표, 신뢰회복 ·규제 방어 등 시험대
지난 21일 이재명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를 통해 "AI 기술을 악용한 허위 조작 정보와 과장 광고 범람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구제 체제를 강화하고 관련 제도를 세밀히 보완하라"고 하명했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두 달간 자산운용사 준법감시인들을 소집하고 해당 비중 왜곡 건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여온 상황에서, 당국의 최종 제재 수위가 한층 무거워질 수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이석원 대표는 '소부장' 시리즈로 구축한 'SOL ETF'의 브랜드 신뢰도를 재건하는 한편, 당국의 규제 리스크 방어와 마케팅 검증 시스템 고도화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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