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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BBC방송,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에볼라 발병 중심지인 민주콩고 이투리주 부니아 인근 르왐파라 종합병원에서 에볼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한 청년의 유족 및 친지들이 치료소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국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시신 인도를 거부하자, 이에 격분한 유족과 친구들이 발사체를 던지고 격리 병동으로 쓰이던 텐트에 불을 붙였다. 경찰이 군중을 해산하기 위해 경고 사격까지 했으나 진압에 실패했다. 병원 의료진은 군의 보호를 받았지만, 한 의료진은 진압 전 투석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현장을 목격한 지역 정치인 뤼크 말렘베는 BBC에 “사람들이 병원에 물건을 던지기 시작했고, 격리 병동으로 쓰이던 텐트에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숨진 청년은 여러 지역 팀에서 뛴 축구 선수로 지역사회에서 인기가 많았던 인물로 전해졌다. 사망자의 시신은 감염력이 매우 높아 당국은 확산을 막기 위해 안전하게 매장을 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에볼라 사망자에 대해 훈련된 전담반이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시신을 다루는 ‘안전하고 존엄한 매장’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근저에는 질병 자체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사망한 청년의 어머니는 아들이 에볼라가 아닌 장티푸스로 숨졌다고 믿고 있었다.
말렘베는 “주민들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특히 외딴 지역 일부 주민에게 에볼라는 외부인이 지어낸 것으로, 존재하지 않는 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비정부기구(NGO)와 병원이 돈을 벌기 위해 이 병을 만들어냈다고 믿는다. 비극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화재 당시 병원에서 치료받던 환자 6명이 혼란을 틈타 달아났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치료 텐트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의료 자선단체 알리마는 “환자 전원의 소재가 파악됐으며 현재 (다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소요 사태와 맞물려 민주콩고 축구 국가대표팀은 발병을 이유로 수도 킨샤사에서 예정됐던 월드컵 사전 훈련 캠프를 취소했다.
이번 에볼라는 ‘분디부교’라는 희귀종이 일으킨 것으로, 현재 백신이 없으며 개발에 최대 9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WHO는 밝혔다. WHO는 이번 사태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했으나, 대유행(팬데믹)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사망자 통계는 출처마다 엇갈린다. WHO는 지난 20일 기준 의심 사례 600건 중 139명이 에볼라로 숨진 것으로 추정했으나, 같은 날 사뮈엘 로제 캄바 민주콩고 보건장관은 국영방송에서 159명의 사망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바이러스는 국경 너머로도 번지고 있다. 인접국 우간다에서 2건이 확인되자, 우간다 당국은 국경을 넘나드는 항공편과 버스 등 모든 대중교통을 일시 중단했다. 양국 국경 일부를 이루는 셈리키강에서는 여객선 운항도 금지됐다.
발병지가 분쟁지역이라는 점도 방역을 어렵게 하고 있다.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반군 M23은 지난 21일 발병 중심지에서 수백 ㎞ 떨어진 남키부주에서 첫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M23이 통제하는 지역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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