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돌입 전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하면서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셧다운 공포’가 걷혔다. 생산 차질과 공급망 혼란 우려가 해소되자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났고, ‘8000피’ 재돌파 기대도 다시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과 AI 메모리 수요 확대, 외국인 자금 복귀 가능성,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출시 기대까지 겹치며 증시 상승 동력은 한층 강해졌다. 시장 관심은 이제 ‘스페이스X’ 수혜주 찾기와 반도체 중심 랠리가 비반도체 업종으로 확산할지다.
◇총파업 직전 극적 합의…“반도체 셧다운 피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 방안을 포함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총파업 돌입을 불과 90분 앞두고 협상이 타결되면서 시장을 짓눌렀던 불확실성도 빠르게 해소됐다.
그간 파업 리스크로 인해 생산 차질과 공급망 충격 우려가 삼성전자 주가를 흔드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실제 지난 20일 코스피는 장중 7058선까지 밀렸다.
하지만 협상 타결 이후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코스피는 7800선을 회복했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만3500원(8.51%) 상승한 29만9500원에 마감했다.
경제계는 안도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상의는 “24시간 가동이 필수인 반도체 생산라인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며 “협력업체와 소부장 생태계, 국민경제 전반에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노사가 한발씩 물러나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았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훈풍에 반도체 랠리 재점화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도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엔비디아는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에서 분기 매출 816억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792억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총이익률(GPM) 역시 75%로 전망치를 상회했고,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910억달러 수준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코스피 8000선 재돌파 가능성을 다시 높게 보고 있다.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의 실적 장세가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1만피’ 기대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외국인 복귀 여부는 핵심 변수다. 50%를 웃돌던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48.42%까지 낮아졌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12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오는 27일 출시 예정인 국내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도 시장 기대를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특정 종목 방향성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등장하면서 거래대금 확대와 신규 수급 유입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음 수혜주는?…스페이스X·소비주 등 비반도체 확산에 주목
당분간 대형주 위주의 장세는 지속될 전망이지만 시장은 이제 비반도체 업종으로의 확산 여부에도 주목한다.
맹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패시브 자금 중심의 구조적 수급 변화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대형주 중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 빅2 중심 전략이 안정적인 수급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시장 관심은 최근 스페이스X 관련주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이날(한국시간) 오전 ‘스타십’의 12번째 시험비행을 실시한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스페이스X 투자 기대감에 지난해 말 대비 360% 넘게 급등했고, 미래에셋증권(180%) 역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스페이스X와 특수합금 공급 계약을 체결한 스피어와 협력 기대가 부각된 OCI홀딩스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 성과급 확대 기대가 소비주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삼성전자 노사가 사업성과 연동형 성과급 확대 방안에 합의하면서 반도체(DS) 부문을 중심으로 대규모 성과급 지급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백화점 3사인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은 자산효과와 방한 외국인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대형주 쏠림 현상은 경계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코스닥과 중소형주가 소외되고 있어서다.
반도체 중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업종별 순환매가 필요해진 배경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수 상방이 추가로 열려 있는 만큼 현재의 변동성을 활용해 반도체 등 기존 주도주와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 연간 소외 업종 및 수급 빈집 중심의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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