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이벤트 논란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물려 진행된 스타벅스 프로모션이 역사적 상처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7년 전 무신사 광고까지 직접 언급하면서다. 유통업체들은 현재 진행 중인 행사뿐 아니라 과거 광고와 콘텐츠까지 다시 들여다보며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분위기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 뷰티업체는 최근 진행 중인 프로모션과 기존에 배포한 광고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 이후 부적절한 역사 관련 문구가 없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용품업계도 비슷한 분위기다. 한 업체는 아직 회사 차원에서 공식 검수 지시는 없지만 각 부서에 기존 마케팅 콘텐츠 점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탱크데이 논란에 이어 과거 광고까지 다시 거론되는 상황이라 문제가 될 만한 요소가 없는지 선제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스타벅스가 쏘아올린 역사 희화화 논란이 과거 콘텐츠로까지 확대되고 있어서다. 전날 이 대통령은 2019년 무신사 '속건성 양말' 광고를 소환해 공개 비판했다. 해당 광고에는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가 쓰였다.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광고다.
무신사는 이 대통령 언급 이후 재차 사과했다. 무신사는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 경솔한 판단이 남긴 상처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사실을 깊이 새기고 있다"고 했다.
당시 논란은 무신사가 콘텐츠 삭제, 공식 사과, 유가족과 박종철기념사업회 방문 사과 등을 통해 일단락된 바 있다. 조만호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이 직접 용서를 구했고, 사업회도 무신사 사과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무신사는 최태성 한국사 강사를 회사로 초빙해 임직원 대상 역사 교육을 진행했다. 조 대표는 현재까지도 박종철기념사업회 회원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특정 기업을 넘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이 무신사 광고를 제보받았다고 밝힌 점도 기업들이 긴장하는 대목이다. 과거 제작한 광고 문구나 이미지가 온라인 제보를 통해 다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벅스코리아 논란은 경영진 책임론으로까지 번졌다. 스타벅스코리아 모회사인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됐고, 일부에서는 사퇴 촉구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마케팅 결재 단계에서 역사적 사건, 사회적 참사, 특정 인물과 연결될 수 있는 표현을 더 촘촘하게 걸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타벅스코리아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일부 프로모션과 마케팅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회사는 전날 사내 내부망 공지를 통해 "무거운 책임감과 자숙하는 마음으로 행사를 연기 또는 취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22~24일 열리는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도 예정됐던 부스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여름은 음료 판매가 늘어나는 최대 성수기다. 그렇다 보니 스타벅스가 주요 행사를 잇달아 연기하거나 취소하면서 단기 매출에도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국내를 넘어 외신 보도와 스타벅스 본사 대응으로까지 이어졌다"며 "같은 유형의 문제로 회사 이름이 거론되면 브랜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업체들이 평소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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