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 당선자 300명 가운데 20대는 단 한 명도 없으며, 40세 미만은 14명(4.7%)에 불과하다. 광역·기초단체장 역시 청년 당선자는 전무하다. 5060세대 중심의 정치 구조 속에서 청년의 정치 참여는 여전히 ‘이변’이나 ‘전략적 소모품’으로 취급되는 것이 한국 정치의 현실이다.
투데이신문의 릴레이 인터뷰 <젊치인이 꿈입니다만> 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넘어, 자기 언어로 정치에 도전하는 청년 출마자들의 목소리를 담는다. 정치 입문의 계기부터 현장에서 마주한 장벽까지를 당사자의 시선으로 짚으며, 정치를 삶의 무기로 선택한 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젊치인이>
【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강동구 구의원 사선거구(길동 둔촌1·2동)에 출마한 개혁신당 김영민(31) 후보는 자신을 “버스 노선을 바꾼 동대표, 현장을 설계해 본 경력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대기업과 부동산신탁사에서의 근무경력, 국토교통부 2030정책자문단과 녹색서울시민위원회 등에서 정책 활동 경험을 가진 실무형 인재다.
김 후보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거창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었다. 코로나 이후 주변에서 전세사기 피해를 겪는 사회초년생과 직장인들을 보며, 정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사람들이 정작 정책 논의 과정에서는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체감했다.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포럼에 연차까지 내고 참석했을 때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꼈다. 매달 보험료를 내는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자리는 비어 있었고, 논의의 중심에는 정치권 관계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정책의 주인공이어야 할 사람들이 정책 현장에는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그는 더욱 이러한 문제를 현장에서 풀어내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김 후보는 입주자대표회의 총무이사로 활동하며 직접 주민 서명을 모으고 승하차 데이터를 분석해 버스 노선 변경을 이끌어낸 경험도 있다. 그는 “민원이 정책이 되고, 정책이 현실을 바꾸는 과정을 직접 경험했다”며 “행정이 시민의 시계에 맞추는 강동구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Q.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저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버스 노선을 바꾼 동대표, 현장을 설계해 본 경력직”이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부동산신탁사 정비사업팀에서 실무를 익혔고, 국토교통부 2030정책자문단과 녹색서울시민위원회에서 정책 활동에 참여했다. 강동구 신축단지 입주자대표회의 총무이사로 활동하며 주민의 삶을 직접 챙겨본 경험도 있다.
Q.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면 인생이 잘 굴러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주변에 전세사기를 당한 친구들이 생겼다. 사회초년생들도 있었고, 다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걱정이 많았다. 마침 제가 부동산 관련 회사로 옮기면서 이런 문제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인지 알게 됐다.
그때 국토교통부 정책자문단 활동을 하면서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이 직장인들의 눈높이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직장인들은 연차를 내지 않으면 그런 자리에 참여하기 어려웠고,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정책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정작 정책 논의 현장에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국민연금 포럼에 갔을 때도 비슷했다. 매달 성실히 보험료를 내는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자리는 비어 있었고, 발언대는 정치권 인사들 중심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때 정책의 주인공이어야 할 사람들이 정작 정책 논의 현장에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절감했다.
Q. 출마를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저는 입주자대표회의 활동을 하면서 대중교통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퇴근 후와 주말에 입주민 서명을 모으고, 승하차 지표를 객관적 근거로 정리해 버스 노선 변경도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민원이 정책이 되고, 정책이 현실을 바꾸는 과정을 직접 겪으며 ‘구민을 찾아가 일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우리 동네의 4년을 책임질 설계도를 그리고 싶어 출마를 결심했다.
Q. 버스 노선 변경에 힘을 보탠 경험을 인상적이다.
당시 구청의 입장은 누적 민원 수를 기준으로 보면 저희 단지는 민원이 적어 노선 조정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신축 단지라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5년 누적 민원으로 비교하면 당연히 다른 지역보다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저희는 다른 논리가 필요했다. 승하차 데이터를 비교해 누적 민원은 적더라도 짧은 기간 안에 승객 밀도가 높고 실제 수요가 크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했다. 단순히 민원 숫자가 아니라 현재 얼마나 많은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민원의 양도 중요하기 때문에 서명운동도 진행했다. 단지가 외곽에 있다 보니 평일 낮에는 집에 없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퇴근 시간과 주말에 서명을 받았다. 노선이 바뀐 결과를 받았을 때 정말 뿌듯했다.
Q. 동대표 활동이 정치와 닮아 있다고 느낀 지점이 있었나.
아파트라는 작은 사회에서도 이해관계는 굉장히 복잡하다. 주차 문제, 흡연 문제처럼 갈등이 생기면 양쪽 모두 나름의 논리가 있다. 겉으로 보면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각자 자기 입장에서의 생존 방식이 있는 것이다.
정치인의 역할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양쪽의 이야기를 듣고,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 제도로 풀고, 그렇지 않다면 의견을 수렴해 결론을 내야 한다. 대표가 됐든 정치인이 됐든 주민에게 위임받아 조율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본다.
Q. 청년의 시각에서 가장 바뀌어야 할 정치의 지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정치가 청년을 ‘미래 세대’라는 추상적 단어로만 호명하면서, 정작 청년이 실제로 부딪히는 생활 문제에는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세사기, 하자보수 분쟁, 출퇴근 교통, 보육 환경 같은 문제는 거대 담론이 아니라 행정의 디테일에서 결정된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여러 분쟁을 다뤄본 입장에서 청년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이념적 구호가 아니라 ‘내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행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책 결정의 시간과 장소가 시민의 일상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평일 낮 간담회로는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목소리를 담을 수 없다.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 간담회를 정례화해 행정이 시민의 시계에 맞추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Q. 지역구의 핵심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먼저 교통 인프라다. 9호선 길동생태공원역의 2028년 개통과 길동역 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의 2026년 착공은 주민 이동권과 직결된 사안이다.
그리고 정비사업 관리다. 둔촌1동은 1만2000세대 입주에 따른 학교 신설과 과밀학급 대응이 중요하다. 둔촌2동은 모아타운 1·2·3구역과 노후 단지 정비사업의 갈등 중재가 필요하고, 길동은 삼익파크 재건축 이주 대응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보행과 교육 환경이다. 가로수 정비와 보행축 설계, 학교 통학로 안전, 보육 환경 개선은 따로 볼 문제가 아니라 함께 다뤄야 한다. 화려한 랜드마크가 아니라 쾌적한 보행권이 보장되는 곳이 좋은 도시라고 생각한다.
Q. 공약 실행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실행 로드맵은 조례, 예산, 중재 세 축으로 구상하고 있다.
조례 측면에서는 도시정비사업과 신축단지 하자보수에 대한 행정 지원을 강화하는 조례 개정, 어린이 보육환경 개선 조례 발의를 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예산 측면에서는 강동구 주민참여예산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강 가는 길 보행안전 사업’과 ‘등하교길 스마트 횡단보도’ 사업을 제안하고 동료 위원들을 설득한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살려 소모성 예산을 정밀하게 심의하고 그 재원을 친환경 인조잔디 운동장이나 AI 스마트 안전 시스템처럼 주민 체감도가 높은 사업에 재배치하고 싶다.
중재 측면에서는 정비사업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조합, 시공사, 구청 사이의 행정 지연을 줄이는 가이드 역할을 하고 싶다. 사업 지연은 결국 주민 분담금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Q. 청년 공약은 어떤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나.
저는 청년이라고 해서 청년만을 따로 떼어 이야기하는 방식에는 조심스러운 편이다. 제가 경험한 삶과 다른 청년이 경험한 삶은 너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감히 청년 전체를 대표한다고 말하기보다는 제가 조금 더 잘 아는 영역에서 기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청년 문제 중에서는 일자리가 가장 심각하다고 본다. 강동구에는 일자리 매칭데이 같은 행사가 있지만 단순히 구직자와 일자리를 연결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저는 창업 매칭데이 같은 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고덕비즈밸리에는 기업들이 있고 아직 채워지지 않은 산업 공간도 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작은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데모데이형 행사를 기획해보고 싶다. 한 명의 일자리를 연결하는 것을 넘어 기업이 성장하면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임대료가 더 오르기 전에 그런 스타트업들이 강동구 안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
Q. 공간을 중심으로 공약을 바라보는 점이 인상적이다.
저의 전공도, 해온 일도 공간을 다루는 분야였다. 그래서 공약도 공간을 중심으로 많이 고민하게 된다. 공간에 누가 와서 사는지는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지만 지금 출마한 지역에는 제가 해왔던 일과 맞닿은 문제가 많다. 재개발·재건축, 신축 단지 하자보수, 가로수 문제, 보행 환경 등이 그렇다.
기후변화가 심해질수록 사람들은 점점 그늘을 찾아다니게 될 것이다. 그런데 나무는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는다. 지금부터 도로 계획과 도시 계획을 세울 때 더 큰 가로수를 심을 수 있도록 보도 폭을 확보하고 보행 환경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아울러 가로수는 심는 것만큼 잘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곳은 가로수가 갑자기 심하게 잘려 나가 있는 경우도 있다. 가로수 관리에 대한 기준이 더 세밀해야 한다고 본다.
Q. 본인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의 강점은 ‘이미 해본 경험에서 나온 실력’이다. 버스 노선을 승하차 데이터로 설득했고,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시공사 하자 협상을 함께했다. 정비사업 현장에서 신탁사 실무도 했다. 도시의 외형은 조경학 전공자로서, 도시의 내실은 정비사업 실무자로서 다뤄봤다.
주변에서는 저를 ‘일이 되는 방향으로 만드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안 될 것 같은 일도 목표가 분명하면 끝까지 다른 길을 찾고, 정말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이유를 분석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일해왔다.
청년 후보의 경쟁력은 단순히 나이가 젊다는 데 있지 않다. 관성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중요하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감각, 그것이 청년 전문가 후보의 진짜 무기라고 생각한다.
Q. 정치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은 무엇인가.
묵묵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될 만큼 세상이 잘 굴러갔으면 좋겠다. 저 역시 전세사기 같은 사회적 현상을 보면서 정치와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
현실에서는 목소리 큰 사람의 이야기가 먼저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공무원 사회에서도 계속 찾아오는 악성 민원인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조용히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소외된다.
저는 순서를 지키는 시스템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단순히 목소리가 크다고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그런 기준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납득할 수 있는 원칙이 필요하다. 민원을 직접 응대하는 현장 공무원들도 덜 힘들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시민이 행정의 시계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행정이 시민의 시계에 맞추는 강동구를 만들고 싶다. 주말과 저녁을 반납해 서명을 모아 버스 노선을 바꿔본 방식 그대로 가장 바쁜 분들을 가장 편한 시간에 직접 찾아가겠다. 길동과 둔촌의 4년을 설계할 준비된 경력직인 저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결과로 증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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