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절연하고 코스닥은 새판…이억원표 금융개편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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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절연하고 코스닥은 새판…이억원표 금융개편 ‘시동’

투데이신문 2026-05-21 17:13: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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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중인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
기자간담회 중인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관리와 자본시장 육성, 포용금융 확대를 축으로 금융 시스템 개편에 나선다. 부동산으로 쏠리는 자금 흐름은 더 촘촘히 관리하고, 기업 투자와 자본시장에는 자금이 흘러갈 수 있는 길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 코스닥 시장 구조 개편, 은행권 자본 규제 조정, 포용금융 안전망 재설계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방향을 밝혔다.

금융위가 밝힌 기조는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에 가깝다.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규제를 다시 검토하는 한편,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자본 규제는 강화하고 정책펀드와 산업 투자에는 자금 공급 여력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중심의 자금 흐름을 생산적 금융으로 돌리겠다는 메시지다.

대출은 정교하게, 자본시장은 넓게

가계부채 관리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가 주요 현안으로 제시됐다. 이 위원장은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 대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 사례와 부작용을 함께 따져봐야 하는 만큼 최종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가 시중은행권을 통해 파악한 약식 현황에 따르면 수도권 및 수도권 규제지역 내 아파트 1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약 9조2000억원, 건수로는 약 5만9000건 수준이다.

관건은 투기와 실수요의 경계선을 어디에 두느냐다. 금융위는 투기 목적이 아닌 예외 사유를 촘촘히 규정하는 방식과, 특정 예외 외에는 투기성으로 간주하는 방식 등을 놓고 검토 중이다. 투기성 대출을 걸러내는 동시에 실수요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자본시장에서는 코스닥 시장 구조 개편 구상이 나왔다. 금융위는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 시장과 스탠다드 시장으로 나누는 이른바 승강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우량 기업과 성장 초기 기업이 한데 섞여 있는 현재 구조를 손질해 기업 특성에 맞는 평가와 투자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 위원장은 미국 나스닥 사례를 언급하며 “시장을 좋고 나쁨의 잣대로 편 가르기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업이 스스로 차별화된 정체성을 확보하고 시장 전반의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승강제가 기업에 대한 ‘낙인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 구분 기준과 승강 절차가 불투명할 경우 투자자 신뢰 제고라는 취지가 퇴색될 수 있는 만큼, 제도 설계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얼마나 반영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자본 규제도 자금 흐름을 조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은행 자금이 부동산 담보대출 중심에서 벗어나 기업 투자와 생산적 금융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위험가중자산 규제 체계를 손보고 있다. 부동산 대출 쏠림은 관리하되, 기업 투자와 정책금융 영역에는 자금 공급 여력을 열어두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포용금융은 3층 안전망으로 재설계

포용금융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이 위원장은 금융 취약계층 지원을 일회성 정책금융 확대가 아니라 민간 금융과 정책서민금융, 대안 금융의 역할 재정립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용금융의 핵심은 금융 안전망의 역할을 층별로 다시 배분하는 데 있다. 이 위원장은 현재 민간 금융권이 담보가 확실한 우량 차주에 집중하면서 중금리 차주가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구조가 굳어졌다고 봤다. 가장 넓은 1층인 은행 등 민간 금융이 차주의 위험과 미래 가능성을 더 정교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 금융이 이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면 부담은 2층인 정책서민금융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정책금융에 차주가 과도하게 몰릴 경우 개별 사정에 맞춘 지원보다 획일적 처리에 그칠 수밖에 없다. 금융위가 민간 금융의 역할 회복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도 기존 신용평가 체계로 담기 어려운 취약계층과 청년층은 3층인 대안 금융으로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예금이 아닌 기부금이나 특별 재원을 활용한 ‘청년 미래 이음 대출’ 등이 이 영역에 해당한다.

금융위는 포용금융을 금융권 내부에 내재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회사 내부에 포용금융 최고책임자, 이른바 CIFO를 두고 관련 실적이 우수한 임직원에게 면책 제도를 적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CIFO와 면책 제도는 은행권의 보수적인 여신 관행을 바꾸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포용금융 실적을 어떻게 평가할지, 부실 발생 시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특화된 정밀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해 시중은행에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강제 의무화보다는 시범 운영을 통해 은행권이 대안정보와 AI 기반 신용평가 모형을 고도화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개편의 성패가 속도보다 정교함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출 규제의 예외 기준, 코스닥 시장 구분 방식, 포용금융 인센티브 설계가 모두 후속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시장에 대한 개입 강도를 높이겠다기보다는 자금이 어디로 흐르도록 유도할지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라며 “은행과 증권, 서민금융 전반에서 후속 제도 개편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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