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發 뉴노멀] 슈퍼사이클 산업 '성과급 폭탄' 벌벌...곳곳서 '억소리' 박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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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發 뉴노멀] 슈퍼사이클 산업 '성과급 폭탄' 벌벌...곳곳서 '억소리' 박탈감 확산

아주경제 2026-05-21 17:10: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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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 노사가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지급에 합의하면서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노조의 목소리가 더 커질 전망이다. 노사 갈등 격화와 상대적 박탈감 확산이 국내 산업 경쟁력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관련 잠정 합의안 도출로 향후 노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존 노사 간 협상의 핵심이었던 임금 인상과 근로 안정 대신 부차적인 요소였던 성과급 이슈가 핵심 의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전자 노조가 'SK하이닉스처럼'을 내걸고 노사 협상에 나선 것처럼 다른 기업 노조도 '삼성전자처럼'을 주장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며 "산업계에 새로운 노사 대립 불씨를 던진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배분 요구는 이미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특히 조선·전력기기·방산 등 이른바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업종에서는 이 같은 요구가 더욱 거세다.  

HD현대중공업 통합노조는 영업이익의 30% 이상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임금 인상안을 들이밀었다. 현대자동차와 LG유플러스 노조도 비슷한 성과급 요구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핵심 의제로 올릴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영업이익의 20%를, 카카오 계열사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5%를 성과급으로 내놓으라고 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성과급은 본래 기본급 비율을 유동적으로 조절함으로써 회사 실적이 안 좋을 때 인건비 지출을 줄여 위기를 넘길 버팀목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도입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제도는 영업이익이 클 때뿐 아니라 영업손실이 났을 때도 직원들이 연대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현재 노사 협의에는 이런 논의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30대 기업 중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제도를 운영 중이거나 운영할 예정인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KT 등 3곳뿐이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한 데 이어 반도체 슈퍼사이클 초입인 지난해 9월 영업이익의 10% 전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KT 노사도 2021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제도는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 위주의 한국 제조업 특성상 적절한 보상 체계가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한 중견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적 관점에서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은 ARPU(가입자당평균수익)를 기반으로 연 매출·영업이익 규모를 사전에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통신 산업 등에나 적용 가능한 제도"라며 "반도체·자동차·조선·철강·석유화학·해운 등 호황 때 번 돈으로 불황을 견디는 사이클 산업은 해당 제도로 인해 연구개발·인수합병 자금은 물론 주주환원과 위기 대응 재원까지 급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제도를 도입한 SK하이닉스·KT 등의 경우 학계·재계로부터 정교한 재무 모델 설계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기에 삼성전자보다 성과급이 적다는 직원 불만을 고려해 관련 제도를 도입했고, KT도 경쟁사보다 낮은 처우에 대한 직원 불만과 경영진 연임이라는 이슈가 겹쳐 제도 도입이 갑작스레 성사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재무적 안전장치로 반도체 영업이익이 특정 액수(100조~200조원)를 넘어야만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반도체 등 호황에 진입한 산업군이 억 단위 성과급을 받게 되면서 철강, 석화 등 불황기 산업군의 상대적 박탈감이 증폭할 가능성도 커졌다. 중국발 공급 과잉 등에 시달리는 철강과 석화 업계는 지난해 성과급이 없거나 극히 적은 위로금만 받았다. 10여년 전 국내 1위 연봉을 자랑했던 여천NCC 직원들은 나프타분해설비(NCC) 구조조정 여파로 대규모 실직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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