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1일 8% 넘게 급등하며 7,800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 타결로 파업 우려가 완화된 데다 미국·이란 종전 협상 기대감, 엔비디아 실적 호조 등이 동시에 반영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살아났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는 1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고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에 머물며 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06.64포인트(8.42%) 오른 7,815.5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장중 8,000선을 돌파한 이후 급락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4거래일 만에 다시 7,800선을 회복했다. 상승률 기준으로는 지난 4월 1일 이후 34거래일 만의 최대 상승폭이며 역대 기준으로도 손꼽히는 급등 수준이다.
지수는 277.42포인트(3.85%) 오른 7,486.37로 출발한 뒤 상승폭을 빠르게 키웠다. 오전 9시24분께에는 코스피200선물 급등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되기도 했다.
◆ 코스피, 삼성전자·반도체 급등에 7,815 회복…기관 2.9조 순매수
이날 반등을 주도한 것은 기관 투자자였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00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4월 1일과 3월 18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규모다.
반면 외국인은 2,196억원 순매도하며 11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다만 최근 연일 2조원 이상 순매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도 강도는 크게 약해졌다.
개인은 차익실현에 나섰다. 장 초반 5,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던 개인은 오전 10시 이후 매도세로 돌아섰고 결국 2조6,75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근 10거래일 연속 이어졌던 개인 순매수 흐름도 마무리됐다.
시장 반등의 핵심 동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는 8.51%, SK하이닉스는 11.17% 급등했다. 두 종목 시가총액 합계는 3,133조6,029억원으로 다시 3,000조원을 넘어섰고 코스피 전체 시총 내 비중도 49% 수준까지 확대됐다.
전날 밤 삼성전자와 노조가 임금·성과급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한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기대감으로 국제유가가 5% 안팎 하락했고 미국 뉴욕증시도 일제히 상승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엔비디아 실적 호조도 반도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엔비디아는 12개 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5%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강세였다. 현대차는 12.50%, 삼성생명은 13.78%, SK스퀘어는 14.58% 상승했다. LG전자는 로보틱스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29.83% 급등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9.69%), 운송장비·부품(9.10%), 제조업(8.96%), 보험(8.63%) 등이 큰 폭 상승했다. 반면 부동산 업종은 1.24% 하락했다.
코스닥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9.90포인트(4.73%) 오른 1,105.97로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은 10.36% 상승하며 알테오젠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 환율, 종전 기대에 1,506원대로 소폭 하락…5거래일째 1,500원대
원·달러 환율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에도 제한적인 하락에 그쳤다. 이날 서울외환시장 주간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7원 내린 1,506.1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장 초반 1,499.5원으로 출발하며 1,500원선을 일시적으로 밑돌기도 했다. 그러나 수입업체 결제 수요가 유입되면서 낙폭은 제한됐다. 종가 기준으로는 5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막바지 단계라고 언급한 점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도 남아 있어 환율 안정세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153 수준에서 움직였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6.96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34원 하락했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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