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코인 과세'보다 중요한 건 투자 이력…금융권 데이터 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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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코인 과세'보다 중요한 건 투자 이력…금융권 데이터 전쟁 본격화

비즈니스플러스 2026-05-21 13:42:36 신고

그래픽=챗GPT
그래픽=챗GPT

국내 금융권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단순 제휴 대상이 아니라 '데이터 플랫폼'으로 보기 시작했다. 정부의 가상자산 과세 시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금융권 경쟁 축 역시 예금·대출 중심에서 투자 데이터 확보 경쟁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21일 금융권과 디지털자산업계에 따르면 국세청과 금융당국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국내 5대 거래소와 가상자산 과세 인프라 구축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한 상태다.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별개로 가상자산 과세는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종합소득세 신고 관련 브리핑에서 "2028년 신고부터 가상자산 소득 신고 체계를 본격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내년부터 거래 데이터 축적 체계가 본궤도에 들어가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금융권은 OECD CARF 체계를 주목하고 있다. CARF는 각국 과세당국이 해외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자동 교환하는 제도로,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참여 예정이다. 미국 역시 최근 2029년 참여 계획을 공식화했다.

CARF 체계가 안착할 경우 해외 거래소 거래 내역까지 국가 간 공유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진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국내외 투자 이력이 하나의 글로벌 금융 데이터처럼 연결되는 구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금융사들이 거래소 지분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5일 하나은행을 통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6.55%(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시중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을 대규모로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금융은 공시와 보도자료에서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니라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 △블록체인 기반 외화송금 △디지털자산 연계 종합자산관리(WM) 서비스 공동 추진 등을 핵심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자산 기반 금융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K-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와 함께 코인원 지분 약 20%씩 공동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해외 거래소와 국내 증권사가 결합하는 첫 대형 사례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그룹 계열 미래에셋컨설팅 역시 지난 3월 코빗 지분 92.06%를 1335억원에 인수하며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단순 전략적 제휴를 넘어 거래소를 그룹 내부 플랫폼으로 편입하는 구조 변화라는 평가가 나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런 흐름의 본질이 결국 '투자 데이터 확보 경쟁'에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존 금융권은 은행 계좌 흐름과 카드 소비, 대출 이력 중심으로 고객을 평가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주식·상장지수펀드(ETF)·코인 투자 패턴까지 포함한 ‘통합 투자 데이터 시대’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사들은 투자 이력이 단순 자산 규모보다 더 강력한 소비·위험선호·투자성향 판단 지표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레버리지 선호도와 투자 빈도, 자산 이동 패턴 등이 향후 자산관리(WM)·대출·신용평가 모델 고도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융권 내부에서는 최근 거래소 실명계좌 제휴 경쟁 역시 단순 수수료 수익보다 젊은 투자자 고객 접점 확보 성격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급여 이체 계좌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고객이 어디서 첫 투자 경험을 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며 "거래소는 단순 코인 매매 플랫폼이 아니라 투자 성향 데이터가 가장 먼저 축적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도 "최근 증권업계 경쟁은 거래 수수료가 아니라 고객 자산을 얼마나 오래 플랫폼 안에 묶어둘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며 "거래소는 투자 빈도와 체류시간이 압도적으로 높은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전략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과세 체계 강화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거래소 이동이나 탈중앙화금융(DeFi) 이동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미국 CARF 참여 시점도 오는 2029년으로 비교적 늦은 만큼 글로벌 공조 체계가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방향 자체는 이미 바뀌었다는 평가가 많다. 향후 금융 경쟁력이 단순 금리나 점포 수가 아니라 '누가 고객의 투자 생애 데이터를 가장 오래·깊게 축적하느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금융권 경쟁이 예금 잔액과 대출 규모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고객 투자 데이터를 누가 선점하느냐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상자산 제도화는 결국 금융권 전체가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산업으로 재편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연호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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