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구상을 둘러싼 외신 보도 논란이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언론 보도 책임론’ 공방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블룸버그의 기사 수정 조치를 두고 “정론직필”이라고 평가하면서, 정정보도를 둘러싼 외신과 국내 언론의 태도를 정면 비교하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21일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X(옛 트위터)에 블룸버그의 관련 기사 수정 내용을 공유하며 “김용범 실장님의 주장이 초과이윤 배당이 아니라 초과세수 배당이었는데 잘못 보도했다며 정정한 외신”이라며 “정론직필하는 자존감 높은 언론의 이 모습이 얼마나 당당하고 보기 좋은가”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특정 세력을 편들거나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해 고의적인 조작왜곡으로 가짜뉴스를 남발하는 언론은 결코 보일 수 없는 자세”라며 “명백하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조작왜곡 보도를 일삼으며 정정을 거부하는 일부 국내 언론들이 귀감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번 논란은 블룸버그가 지난 12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관련 페이스북 글을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블룸버그는 김 실장이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으로 발생하는 ‘초과이익’을 국민에게 배당하는 취지의 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했고, 해당 발언이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취지로 분석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김 실장이 언급한 것은 기업의 ‘초과이익’ 배분이 아니라 AI 산업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초과세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개인적 문제 제기였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블룸버그 측에 공식 항의 서한을 보내 “부정확한 프레이밍이 시장 혼선을 초래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이후 블룸버그는 기사 내용을 수정해 ‘세금(tax)’ 표현을 ‘초과 세수(excess tax revenue)’로 바로잡고, 김 실장의 SNS 글과 코스피 하락을 직접 연결하는 표현도 완화했다. 기사 제목 역시 기존의 인과관계를 강하게 암시하는 표현에서 현상 설명 중심으로 조정됐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정정보도 평가를 넘어, 이재명 정부와 일부 언론 간 긴장 관계를 다시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이 대통령이 “정치적 의도를 가진 조작왜곡 보도”와 “정정 거부”를 직접 언급하면서, 최근 정부 정책과 청와대 메시지를 둘러싼 언론 보도 전반에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제기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이번 SNS 메시지를 통해 단순한 해명 차원을 넘어 ‘가짜뉴스 대응’과 ‘왜곡 보도 책임론’을 향후 국정 운영의 주요 화두 중 하나로 끌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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