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업성과 10.5% 상한 없이 전액 자사주 지급…임금인상률 6.2%
성과급 재원·배분비율 두고 진통 거듭…노동장관 중재로 극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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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전날 밤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국가적 손실이 예상됐던 최악의 사태는 모면했다. 최대 100조원대 손실과 반도체 생태계 및 공급망 훼손 등 국가적 경제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끝에 정부가 적극 중재에 나서면서 노사도 한발씩 물러서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잠정 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통과되면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넘게 이어진 노사갈등도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의 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OPI(성과인센티브)와 반도체(DS) 부문에 대한 특별경영성과급으로 구분해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OPI는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에 따라 지급하고,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로 정했다.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상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40%를 반도체 부문 전체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60%를 반도체 부문 사업부별로 나누기로 했다.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한다.
지급된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 가능하고, 3분의 1은 1년간 매각이 제한되고, 3분의 1은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적자 사업부에 대한 차등 지급(페널티)은 올해 적용을 유예해 내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의 유효기간은 최소 영업이익 기준을 달성하는 경우에 한해 향후 10년으로 정했다.
임금 인상률은 6.2%(기본급 4.1% 성과기준 2.1%)로 하고 완제품(DX) 부문에 대해선 600만원 규모 자사주를 지급한다.
이와 함께 노사는 상생 협력을 위한 재원 조성 계획도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해당 계획은 노사 공동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이 같은 합의안은 노조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합의안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조합원 대상 투쟁 지침을 통해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고 전했다.
또한 오는 21일 시작할 예정이던 총파업은 추후 별도 지침 시까지 유보하기로 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저희 내부 갈등으로 심려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끝까지 노력해주신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 조합원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를 저희의 성적표로 (삼아) 더 나은 초기업노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피플팀장 여명구 부사장은 "오랜 시간 기다려주신 임직원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아울러 노력해주신 노조와 도움 주신 정부 관계자분들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잠정 합의가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며 "회사는 이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노사 상생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상을 주재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노사 자율교섭으로 잠정 합의에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정부를 대신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무엇보다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가슴 졸이고 지켜보고 계셨을 국민들 덕분"이라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상처를 받았을 사람들은 삼성전자 구성원들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성장통"이라며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대화로 해결했다는 데서 K-저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기술도 노사관계도 제일이라는 삼성답게 잘 해결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입장문을 통해 "뒤늦게나마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국민과 주주, 고객 여러분의 성원, 정부의 헌신적인 조정, 그리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신 임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보다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아울러 기업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국가 경제에 더욱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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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훈 fu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