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반도체 랠리에서 소외된 코스닥 시장이 박스권에 갇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형주에 자금이 몰리는 사이 바이오·이차전지 중심의 코스닥은 상승 동력을 잃었다. 정부의 국민성장펀드와 코스닥 활성화 정책 카드가 침체된 코스닥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관심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는 약 68% 상승했지만 코스닥 상승률은 13%에 그쳤다. 코스피와 코스닥 수익률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까지 벌어졌다.
◇반도체만 달렸다…코스닥 체력 급격히 약화
올해 국내 증시는 반도체 중심의 장세가 펼쳐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고 자금도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됐다.
반면 코스닥 핵심 업종인 제약·바이오는 힘을 잃었다. 김성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3500억원 이상의 코스닥 주요 바이오텍만 비교해도 코스피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했다”며 “기관 포트폴리오 내 제약·바이오 비중도 크게 줄었고 시장 관심 역시 낮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시장 전반 체력도 약해졌다. 올해 코스닥 시장은 대형주(12.70%)·중형주(21.09%)·소형주(14.30%) 간 수익률 격차가 크지 않았다. 지난해 중형주(52.56%)와 대형주(39.53%)가 소형주(15.53%)를 크게 앞질렀던 흐름과는 다른 모습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 대형주 중심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코스닥 시장은 정책 모멘텀에도 상대적으로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국민성장펀드, 코스닥 수급 숨통?
시장은 국민성장펀드가 새로운 수급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주목한다. 정책 자금의 유입이 성장주 투자심리를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오는 22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올해 30조원 규모 정책금융 가운데 간접투자 7조원의 일부로 공모 자금 6000억원과 재정 1200억원을 합쳐 총 7200억원 조성을 목표로 한다.
해당 펀드는 AI·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 등 첨단 전략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1인당 가입 한도는 연간 1억원, 5년간 2억원이다. 가입 금액에 따라 최대 1800만원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배당소득에는 9.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손실 발생 시 국민투자금 전체의 20% 범위 안에서 정부 재정이 부담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력한 세제 혜택 덕분에 개인 투자자 투자 유인이 높다”며 “증시 호황과 맞물리면 개인 중심 가입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스닥 투자 상품 봇물…옥석 가리기 장세 이어진다
자산운용사들도 코스닥 투자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19일 코스닥 대표 기업 10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SOL 코스닥TOP10 ETF’를 상장했다. AI·로봇·반도체 소부장·2차전지·바이오 등 코스닥 핵심 성장 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미래에셋증권·우리투자증권·신한은행에서 가입 가능한 ‘삼성액티브 코스닥FOCUS 펀드’를 출시했다. 지난 3월 상장해 상장일 하루만에 개인 순매수 2968억원을 기록한 ‘KoAct 코스닥액티브 ETF’ 흥행 흐름을 잇고 있다.
현대자산운용도 지난 12일 신약개발·CMO·미용의료·전통제약 분야에 투자하는 ‘UNICORN 코스닥바이오 액티브’를 선보였다.
다만 코스닥 전반의 동반 급등보다는 업종·종목별 차별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자산운용업계 다른 관계자는 “실적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한 종목 중심 옥석 가리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 수익률보다 제약·바이오, 우주항공·방산, AI 소프트웨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ESS·에너지, 로봇 분야를 장기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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