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이 예고된 21일을 불과 1시간여 남기고 잠정합의를 이끌어 낸 삼성전자 노사가 올해 임금을 4.1% 인상하고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극적 합의했다.
20일 경기일보가 확인한 노사 잠정 합의서에 따르면, 노사는 올해 기본인상률 4.1%, 성과인상률 평균 2.1%를 더해 총 6.2%의 임금인상률을 확정했다. 해당 인상률과 직급별 샐러리캡(연봉 상한선) 상향 조항은 올해 3월 급여부터 소급 적용된다.
특히 직급별 연봉 상한선인 샐러리캡이 대폭 올랐다. CL4 직급은 개발 1억2천200만원·비개발 1억2천만원에서 구분 없이 1억3천만원으로 통합 상향됐으며, CL3는 1억1천만원, CL2는 8천만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아울러 무주택 조합원을 위한 사내 주택대부 제도 신설과 자녀 출산경조금 상향(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 이상 500만원) 등 복리후생 조항도 대거 포함됐다.
시장이 가장 주목한 대목은 그간 갈등의 핵심이었던 DS부문의 성과급 재원 및 지급 방식의 전면 개편이다.
합의서에 따르면 기존 성과인센티브(OPI) 외에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이 신설됐다.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 등의 10.5%로 구성되며 지급률의 한도를 두지 않기로 했다.
특히 이번 특별경영성과급은 전액 '자사주'로 지급된다. 회사가 정한 조건에 따라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되, 주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각 시점에 차등을 뒀다.
지급된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3분의 1은 1년간, 최종 3분의 1은 2년간 매각이 제한되는 구조다.
또한 막판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적자 사업부’ 보상 문제는 ‘1년 유예 후 적용’으로 매듭지어졌다. 당해 회계연도에 적자가 발생한 사업부는 부문 재원을 활용해 산출된 공통 지급률의 60%를 지급받게 되지만, 적용 시점은 2027년분부터로 미뤄져 올해 당장의 갈등 요소를 유예했다.
다만 특별경영성과급의 지급 조건으로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 기준이 제시된 점은 향후 실적 향방에 큰 관심을 모은다.
합의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적용될 이 제도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는 ‘매해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달성 시’,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매해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에만 지급되도록 명시됐다.
이와 함께 상생협력 조항을 통해 DX부문과 CSS사업부에 대해서도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증권가와 투자자들은 파업 리스크 해소와 더불어 성과급 보상 체계가 '실적 연동형 자사주 지급'으로 구체화된 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파업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된 데다, 성과급 지급 기준이 장기적인 영업이익 목표와 자사주 매각 제한 조항으로 설계되어 단기 재무 부담 우려를 상당 부분 덜어냈다"며 "시장의 시선은 이제 2분기 반도체 실적 개선세로 빠르게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번 잠정 합의서는 노동조합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를 거쳐 가결될 경우 최종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노조 측은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