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장마기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부터 전국에 최대 150mm가 넘는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올여름 장마기간을 미리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예년보다 빨라진 모습이다. 2026년 장마기간이 언제 시작되고 언제까지 이어지는지, 제주도부터 부산·서울까지 지역별 예상 시기와 역대 강수 통계를 살펴본다.
흙탕물로 변한 한강. 지난해 7월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찾아오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한강이 흙탕물로 변해 있다. / 뉴스1
기상청이 1991~2020년 30년간 집계한 평년값에 따르면 장마기간은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 중부지방 순으로 북상하는 패턴을 보인다. 제주도는 6월 19일 시작, 7월 20일 종료로 32.4일간 이어지며 평균 강수량은 348.7mm다.
부산을 포함한 남부지방은 6월 23일 시작, 7월 24일 종료로 31.4일, 강수량 341.1mm다. 서울·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은 6월 25일 시작, 7월 26일 종료로 31.5일, 강수량 378.3mm다. 실제 비가 내리는 날은 지역에 따라 17~17.7일로 장마기간의 절반 남짓이다.
연도별 강수량 편차는 크다. 최근 10년간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20년으로 전국 평균 696.5mm였고, 중부지방만 따지면 851.7mm로 1973년 이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가장 적었던 해는 2014년으로 146.2mm에 그쳤다. 두 해의 강수량 차이가 4배를 웃돈다.
장마기간도 마찬가지다. 중부지방 기준으로 가장 길었던 해는 2020년으로 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54일간 이어졌고, 가장 짧았던 해는 2018년으로 6월 26일부터 7월 11일까지 16일 만에 끝났다.
장마 시작일 역시 가장 빠른 해인 2013년 6월 17일과 가장 늦은 해인 2021년 7월 3일 사이의 간격이 보름을 넘는다. 2013년 강수량은 427.5mm에 강수일수 25.2일이었던 반면, 2014년은 146.2mm로 이듬해에 바로 마른 장마로 급반전했다. 2018년은 292.7mm에 강수일수 10.8일로 짧게 끝났고, 2021년은 227.5mm·9.9일로 마른 편이었다.
서울 마포구 창천동 주택가에서 한 여성이 바람에 뒤집어진 우산을 펴며 쩔쩔매고 있다. / 뉴스1
2025년 장마는 평년보다 일주일 빠른 6월 12일 제주도에서 시작됐다. 1973년 이후 2011년, 2020년에 이어 세 번째로 이른 시작이었다.
중부·남부지방도 6월 19일 동시에 장마권에 들었다. 평년 대비 중부는 5일, 남부는 3일 빨랐다. 그러나 종료도 이례적으로 빨랐다. 기상청은 지난해 7월 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제주도는 6월 26일, 남부지방은 7월 1일 장마가 종료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제주도는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빠른 장마 종료였고, 남부지방은 역대 두 번째로 빠른 종료였다. 2024년 장마 전국 평균 강수량은 474.8mm로 평년 대비 32.5% 증가했던 것과 대조적인 결과였다.
연대별로 보면 여름철 평균 장마 강수량은 1970년대 313mm, 1980년대 389mm, 1990년대 297mm, 2000년대 408mm, 2010년대 328mm로 연대별 오르내림이 크다. 총량보다 눈에 띄는 것은 강수 형태의 변화다.
기상청 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113년간 한반도의 연 강수량은 100~160mm가량 늘었지만 강수일수는 오히려 정체하거나 줄었다. 비 오는 날 수는 줄었는데 총량이 늘었다는 것은 한 번 쏟아질 때 훨씬 강하게 내린다는 의미다.
2024년에는 7월에서 9월 사이 전국 16개 지점에서 시간당 100mm 이상이 관측됐고, 2025년에도 15개 지점에서 같은 수준의 극한 강수가 기록됐다. 지난해 평택에서는 하루 263.5mm, 거제에서 241.5mm가 쏟아져 각 지점의 일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장마기간에는 낮 동안 소강 상태를 보이다가 야간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야행성 형태도 잦아지고 있다.
서울 종로에서 시민이 든 우산이 강풍에 뒤집히고 있다. / 뉴스1
2026년 장마기간은 과거 30년간의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통계적 예측으로, 실제 기상 상황은 계절 진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상청은 장마 시작·종료 공식 예보를 내지 않고 사후 분석으로 제공하는 만큼 참고 수치로 활용해야 한다.
제주도 장마기간은 6월 19일 전후 시작, 7월 20일 전후 종료가 예상된다. 부산 장마기간을 포함한 남부지방은 6월 23일 전후 시작, 7월 24~25일 전후 종료가 예측된다. 종료 시점이 여름 휴가 성수기 초입과 겹칠 가능성이 크다.
서울·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 장마기간은 6월 25일 전후 시작, 7월 26일에서 7월 말 사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장마기간은 지역별로 31~32일 수준이다.
올해는 정체전선 이동 속도가 빨라 남부와 중부지방이 거의 동시에 장마권에 드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평년이라면 남부에서 중부까지 2~3일 간격으로 북상하지만 올해는 그 간격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마기간이 언제까지 이어지느냐는 기압계 변화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단정하기 어렵다. 2020년에는 8월 중순까지 54일간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기상청이 올해 1월 발표한 연 기후전망에 따르면 올해 연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70%, 낮을 확률은 0%다.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 평년보다 많을 확률이 30%, 적을 확률이 20%로 분석됐다.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80%로, 수증기 공급량이 늘어 장마기간 전후 짧고 강한 집중호우 위험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기상청은 이달 12일 여름철 방재기상대책을 발표하며 올여름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집중 호우는 더 잦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태풍은 평년(25개) 수준으로 발생하고 이 중 2~3개가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올여름부터 폭염중대경보와 열대야주의보를 신설하고, 시간당 강수량 100mm 이상 호우 발생 시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전국 특보구역도 기존 183개에서 235개로 세분화해 지역별 맞춤형 기상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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