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중국 간 에너지 협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양국 정상이 베이징에서 장시간 회동을 갖고 핵심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약 3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공동 기자회견장에 섰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석유·천연가스·석탄 등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공급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급속히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모든 연료를 중단 없이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러시아가 중국의 최대 에너지 수출국 중 하나라는 사실도 언급됐다.
회담 분위기에 대해서는 따뜻하고 건설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양국 협력의 우선 분야가 담긴 공동 문서에도 서명이 이뤄졌다.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에 관해서는 정상들이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취재진에게 별도로 설명했다. 노선과 건설 방식을 포함한 전반적 합의가 이번 회담에서 도출됐다는 것이다. 구체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세부 사항 조율만 남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에서 몽골을 경유해 중국까지 가스를 운송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무역 결제 방식의 변화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국 간 수출입 거래 대부분이 루블화와 위안화로 진행되고 있다고 푸틴 대통령은 밝혔다. 외부 영향으로부터 차단된 안정적 교역 시스템이 구축됐다는 설명이다. 서로에게 핵심적인 무역 파트너라는 점도 재확인됐다.
국제 무대에서의 공조 의지도 표명됐다. 독립적인 외교 노선을 견지하면서 전략적 협력을 통해 안정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푸틴 대통령의 입장이다. 상하이협력기구, 브릭스 등 다자 협의체를 통한 연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G20, 세계무역기구,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신개발은행 등에서도 긴밀한 입장 조율이 이어질 전망이다. 유라시아경제연합과 일대일로 구상의 연계를 통해 더 큰 유라시아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한편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는 특별한 재회의 순간도 있었다. 2000년 첫 중국 공식 방문 당시 베이징의 한 공원에서 우연히 만났던 소년 펑파이 씨와 26년 만에 다시 마주한 것이다. 댜오위타이에서 이뤄진 이 만남에서 현재 36세의 엔지니어인 펑 씨는 도자기 세트를 선물로 건넸다. 그는 그 만남을 계기로 모스크바 자동차·도로건설국가기술대학에서 유학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에게 러시아와 중국이 어느 나라와도 적대 관계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직 양국의 이익과 발전만을 위해 노력할 뿐이라는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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