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회동서 '반패권' 기치 높인 중·러 정상…고전 시문 인용하며 결속 과시 (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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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회동서 '반패권' 기치 높인 중·러 정상…고전 시문 인용하며 결속 과시 (종합2보)

나남뉴스 2026-05-20 18:35: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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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 정상이 베이징에서 만나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정면으로 맞서는 공동 목소리를 냈다.

8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맞아 '세계 다극화와 새로운 국제관계 제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패권주의와 일방주의가 국제사회를 약육강식의 정글로 되돌리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지위를 언급하며 시 주석은 대국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 수행을 역설했다. 역사의 시계를 역행시키려는 시도와 일방적 압박 행위에 맞서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관세 장벽과 기술 규제 등을 통해 중국을 겨냥해 온 미국을 향한 메시지로 읽힌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내세우는 자국 우선 정책을 중국 측은 줄곧 '일방주의'라 규정해 왔기 때문이다.

중동 정세에 대해서도 시 주석은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월말 시작돼 지속 중인 전쟁과 관련해 그는 "걸프 지역이 전쟁에서 평화로 가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전면적 휴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협상을 통한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에너지 공급 안정과 글로벌 공급망 원활화, 국제 무역 질서 보호를 위해서라도 조속한 종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양국 협력 관계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할애됐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중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와 25주년인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을 시 주석이 직접 거론했다. 국제 정세가 혼란스러울수록 전략적 우호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해당 조약 연장에 합의했으며, 상호 신뢰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로 했다.

중국 고전 시문을 동원해 양국 결속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청대 시인 정섭이 쓴 '죽석'의 한 구절 '천마만격환견경'이 먼저 언급됐다. 무수한 시련에도 꺾이지 않는 대나무의 강인함을 빗댄 표현이다. 당나라 왕지환의 '등관작루'에서 따온 '갱상일층루' 역시 인용됐는데, 더 높은 도약을 향한 의지를 담고 있다. 마오쩌둥 전 주석의 시구 '난운비도잉종용'도 등장했다. 혼란스러운 구름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는 뜻으로, 격동하는 국제 정세에서 양국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 일행을 향해 시 주석이 '친구들'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도 화제가 됐다. 양국 주요 지도부가 참석한 확대회담에서 그는 정치적 신뢰 심화, 경제·에너지·과학기술 분야 협력 확대, 민간 교류 강화 등 성과를 열거하며 관계 발전을 높이 평가했다. 공동성명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는 양국 관계를 '역사상 최고 수준'이자 '신형 대국 관계의 전범'이라고 표현했다.

일본을 겨냥한 발언도 있었다. 시 주석은 2차 대전 승리의 성과를 부정하거나 파시즘·군국주의를 미화하는 행위에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작년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양국 관계가 급랭한 상황에서 나온 우회적 비판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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