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보류 길어질수록 중국이 유리한 위치 선점"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 이후 대만에 대한 추가 무기 판매 승인을 보류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을 두고 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내세웠다"며 "이는 대만 정부를 약화하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선물을 안겨준 셈"이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정상회담 후인 지난 15일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에 대한 추가 무기 판매 승인 여부에 대한 질문에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며 "승인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과 관련한 '현상유지'를 선호하고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누군가가 '미국이 우리를 밀어주니 독립하자'라고 말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신창 중국 푸단대학교 대만연구센터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축소할 경우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미국 보잉사 항공기 구매를 늘리는 등 여러 방식으로 응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중국 상무부는 이날 미중정상회담 결과를 공식 발표하며 보잉사 항공기 200대 도입 예정임을 밝히고 미국의 우수한 농산물이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발언으로 중국은 현실적 이득뿐만 아니라 전략적 성공도 거뒀다는 게 NYT의 평가다.
'미국이 밀어주니 독립하자'고 말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을 '미국을 전쟁으로 이끄는 위험한 분리주의자'로 묘사하는 중국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수용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치를 연구하는 클레어몬트 맥커나 대학 민신페이 교수는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분명히 한가지는 성공했다"며 "바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을 (중국의 의도대로) 제대로 알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무기 판매를 충분히 미룬다면 중국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의 크레이그 싱글턴은 "핵심은 140억달러에 달하는 무기 판매가 얼마나 지연되냐는 것"이라며 "중국의 반대로 형성된 장기적 (대만 무기판매) 보류는 미국 억지력 신뢰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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