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차세대 경량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3.5 플래시(Gemini 3.5 Flash)’를 공개하며 자율형 AI 에이전트의 대중화 시대를 선언했다.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업무를 대신 처리하고, 검색·메일·쇼핑·영상제작까지 연결하는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구글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라인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구글 I/O 2026’에서 차세대 AI 모델 제품군 ‘제미나이 3.5’를 공개했다.
첫 번째 모델로 공개된 ‘제미나이 3.5 플래시’는 경량 모델이면서도 기존 최고 모델인 ‘제미나이 3.1 프로’를 뛰어넘는 성능을 구현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구글에 따르면 제미나이 3.5 플래시는 에이전트 기능과 코딩, 금융 분석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다. 특히 에이전트 규칙 표준인 모델콘텍스트프로토콜(MCP)과 금융분석 벤치마크에서는 제미나이·GPT·클로드의 최상위 공개 모델을 모두 앞섰다.
코딩 분야에서도 터미널 환경 벤치마크 ‘Terminal-Bench 2.1’에서 GPT-5.5 수준에 근접한 성능을 기록했다. 다만 일반적인 코딩 능력을 평가하는 ‘SWE-벤치 프로’에서는 클로드 오퍼스4.7과 GPT-5.5에는 다소 못 미쳤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제미나이 3.5 플래시가 최상위 모델 대비 4배 빠른 출력 속도를 갖춘 경량 모델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규모 기업 환경에서 반복 업무나 장기 프로젝트를 처리할 경우 비용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연간 AI 토큰 예산을 5월도 되기 전에 모두 소진했다는 일화를 들었을 것”이라며 “하루 1조개 토큰을 사용하는 기업이 업무량의 80%를 플래시 모델로 전환할 경우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미나이 3.5 프로 모델도 다음 달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은 이같은 에이전트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24시간 클라우드에서 작동하는 개인형 AI 비서 ‘제미나이 스파크(Gemini Spark)’도 함께 공개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닫아둔 상태에서도 24시간 동작하며 이메일 요약, 일일 브리핑 작성, 반복 업무 처리, 장기 코딩 프로젝트 등을 수행한다.
구글 검색 서비스도 25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맞는다. 기존 텍스트 기반 검색에서 벗어나 이미지·파일·동영상을 함께 첨부해 검색할 수 있도록 했으며, 검색 결과에는 시각화 도구와 위젯이 실시간 생성된다. 기존 검색 상단의 ‘AI 개요(AI Overview)’는 챗봇 형태의 ‘AI 모드(AI Mode)’로 확장돼 대화형 검색 경험을 강화했다.
쇼핑 분야에서는 검색·제미나이·유튜브·지메일을 연동한 지능형 장바구니 ‘유니버설 카트(Universal Cart)’도 공개했다. 해당 기능은 상품 가격을 자동 추적하고 결제까지 지원하며 올여름 미국 시장에 우선 도입된다.
멀티모달 AI 모델 ‘제미나이 옴니(Gemini Omni)’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텍스트·오디오·이미지·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입력과 출력을 지원하며, 기존 영상의 캐릭터 변경이나 스타일 변환까지 가능하다. 구글은 물리 법칙까지 이해하는 모델 구조를 통해 더욱 사실적인 영상 구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AI 생성 콘텐츠 식별을 위한 디지털 워터마크 기술 ‘신스ID(SynthID)’도 확대 적용한다. 특히 기존 협력사인 엔비디아뿐 아니라 경쟁사 오픈AI와 국내 기업 카카오 등도 참여하면서 AI 조작 콘텐츠 방지를 위한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비스 확대와 함께 요금 정책도 공격적으로 조정했다. 구글은 기존 월 249.99달러였던 AI 울트라 요금제를 200달러로 인하하는 한편, 월 100달러 신규 요금제도 출시했다.
신규 플랜은 개발자와 전문 크리에이터를 겨냥해 제미나이 앱 및 AI 에이전트 플랫폼 사용 한도를 확대하고 20TB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제공한다. 이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최상위 구독 요금제와 동일한 수준이다.
구글의 공격적인 행보 배경에는 AI 서비스의 가파른 성장세가 자리하고 있다. 피차이 CEO는 “구글 서비스에서 매달 3200조개 이상의 토큰을 처리하고 있다”며 “1년 전 480조개 대비 약 7배 증가한 규모”라고 밝혔다.
또 제미나이 앱 월간 이용자는 1년 전 4억명에서 9억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검색 AI 모드 역시 출시 1년 만에 월 이용자 10억명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피차이 CEO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최첨단 AI 기술을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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