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세계와 디지털을 연결하는 최적의 도구로 스마트 안경이 주목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구글 I/O' 현장에서 안드로이드 기기 생태계를 이끄는 사미르 사맛 사장이 이 같은 비전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맛 사장은 안경이라는 형태가 AI 구현에 있어 대단히 매력적인 외형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자의 시선 높이에 위치한다는 점, 텍스트와 음향, 영상 등 다양한 입출력 방식을 지원하는 제미나이의 멀티모달 역량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로 제시됐다.
일상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거리를 걸으며 외국어 간판을 만났을 때 스마트폰을 꺼내는 번거로움, 가구 조립처럼 양손이 묶인 상황에서의 불편함이 안경형 기기로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미나이가 보유한 모든 기능이 안경에 탑재될 예정이며,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안경 착용을 꺼리는 이들에 대한 대안도 제시됐다. 사맛 사장 본인도 콘택트렌즈를 사용하지만 선글라스는 즐겨 쓴다며, 선글라스 형태가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젠틀몬스터가 구글, 삼성전자와 협력해 선글라스 스타일의 스마트 안경을 공개하기도 했다.
10여 년 전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구글 글라스'의 경험이 현재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는 많은 교훈을 얻었다며, 핵심은 '패션이 먼저이고 기술은 그다음'이라는 깨달음이라고 답했다. 기술만 앞세우면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져 기술 자체를 경험할 기회조차 사라진다는 것이다. 감성과 아름다움이 기능 못지않게 중요하며, 젠틀몬스터와의 협업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 개발 파트너인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가 나왔다. 패션과 기술을 동시에 융합할 역량을 가진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극히 드물며, 삼성은 이 분야에서 깊은 경험과 혁신적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애플, 메타 등과의 AI·확장현실(XR) 경쟁 구도에 대해서는 낙관적 시각을 드러냈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제미나이 이용자가 7억 명을 돌파했으며, 스마트 기기에 통합된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는 스마트폰 AI의 2.0 버전인 반면 일부 경쟁사는 여전히 1.0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향후 AI 기기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었다. 새로운 형태의 기기뿐 아니라 노트북, TV, 스마트워치처럼 기존에 존재하던 기기에도 새로운 AI 경험을 입힐 기회가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표명됐다. 구글에게 한국은 매우 중요하고 혁신적인 시장이며, 한국 사용자들이 신기술을 빠르게 수용하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성공이 곧 글로벌 성공의 지표라고 평가했다. 한국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창구'를 통해 지원받은 앱들의 다운로드와 트래픽이 50% 이상 증가하며 한국발 혁신의 세계 시장 가능성이 입증됐다는 점도 강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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